[그래도 괜찮은 여행 *10] 친구들

서귀포 귤과 함께 12,13,14일 차

by 천백희

2021.12/03-12/05


아이고 피곤하다. 어제 과 언니들이 떠나고 다시 서귀포에 와서 오늘 오전 11시 폴댄스 수업에 다녀왔다.

폴댄스 가는 길에 버스를 타고 참 예쁜 바다를 봐서 좋고 행복했지만. 피로감은 여전하다. 뒷목도 당기고 너무 폴 수업을 열심히 들었더니 당까지 떨어져서, 오늘 놀러 오니까 맛있는 거 사놓으라는 Y의 장난 어린 연락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 불편함은 이젠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좀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하고 입술이 터진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런 거니까 친구의 탓은 아니다. 멀리 오는 친구들 기분 나쁘지 않게 적절히 잘 설명해야겠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벗어나겠다고 정도를 넘게 솔직하고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사회적 동물로서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남을 위해 너무 무리해서 대접하고 나중에 서운함을 느끼는 게 결코 건강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괜찮다면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거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냥 나중에 L이 왔을 때 시장에 가서 적당히 사면서 준비하는 정도도 충분히 괜찮을 거 같다.

폴댄스 끝나고 근방 브런치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카페 "그랜마스" 먼저 나온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다보니 갓 구운 파니니가 나왔다!
카페 "그랜마스"의 치킨카레 파니니와 커피 세트/ 처음으로 폴을 타고 물집이 생겼다. 아야야...

이런저런 생각들을 학원 근방 브런치에서 열심히 맛있는 메뉴로 힐링을 하며 정리하고, 지쳐서 살짝 여유가 부족해진 마음을 채웠다.

학원 근방에 있는 브런치 가게였는데, 제주에서 생긴 프랜차이즈 가게라고 한다. 기대보다 메뉴들이 다 맛있고 따끈따끈하고 좋아서 금방 힐링이 되고 채워짐을 느꼈다.

편의점 커피와 범섬으로 2차 힐링 채우기.

숙소로 돌아와 쉬며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오늘도 날 좋고 아름다운 범섬의 풍경.


12,13,14일 차 with L,Y,D


숙소에서 쉬다가 결국 마중도 나가고 빵을 좀 사러 시내로 나갔다. 빵을 사서 이마트를 지나가는데, 순간 L이 6시쯤 운명처럼 버스에서 내렸다. 너무 자연스럽게 내리고 마주쳐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대로 L과 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셋 중 처음으로 온 친구를 위해 맛집에 가려고 했는데 식당이 닫아 있었다. 결국 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사서 돌아왔다.

L과 밥 먹고 타로를 보던 중 D와 Y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둘이 오는데 너무 설레더라. 조금 기분이 처져 있다가 대비되어서 그런가 신기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D는 원래도 잘생긴 친구지만 더 잘생기고 뭔가 듬직하게 느껴졌다.

홍매형과 갖가지 먹거리를 잔뜩 사왔다.
시장에서 오는 길 만난 고양이들과, L어머님이 직접 뜨신 수제 수세미를 선물로 받았다! 시즌에 맞는 크리스마스 느낌의 이쁜 수세미!

우리는 그대로 재밌게 이야기를 한창 하고 놀다가, 사 온 것들을 먹고 씻고 다들 꿈나라로 갔다. 반가워!


13일 차(12/4)


다들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친구들이 기대하던 자연스러운 식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온 김에 아침의 범섬을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올레길을 통해 조금은 돌아갔다. 다들 바다 사진을 많이 찍었다.

누구보다 힘차게 기대하던 맛집에 함께 입.장.
쌀쌀할까봐 걱정이었는데 날이 몹시 좋았다! 자외선은 뜨거웠지만 덕분에 더 좋은 분위기에서 한겨울에 하는 야외 식사체험
한라산 뷰의 가게 인테리어가 밝은 날에 맞게 한층 돋보인다.
"보말라이스"와 "한라봉과 유채꽃 꿀을 가미한 그릭 문어샐러드"
정말 맛있었던 자연스러운 전복 수프!
혼자선 먹지 못했던 제주 수블라끼와 차지키
생선요리도 시켜먹었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하나도 비리지 않고 굿굿

밥을 다 먹고 다 같이 걸어서 UDA카페로 이동했다.

안의 전시관도 구경하고
다양한 음료와 타르트를 시켜 먹었다.

카멜리아 힐로 택시 타고 이동했다. 사진을 천만 장은 찍었나 보다. 내부가 생각보다 엄청 넓어서 다들 지쳤다.

우리가 기대하던 빨갛고 동그란 동백은 아직이었다. 대신 유럽 동백이 많이 피어 있었다.

친구들 와서 신난 나.
얼굴이 많이 탔다.

크리스마스 박물관이 좋았기에 그쪽으로 다 같이 갔다.

환상적인 어스름 불빛들

바로 J 강추의 돈 블랙 집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자리가 있었다!

고기+술 먹었는데 고기 고사리 등 모든 메뉴가 깔끔하고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이마트에 들렀다.

카멜리아힐 기념품에서 산 우비. 우산이 사망했기 때문에 구매! 귀엽다.

과자 및 먹을거리 사고 옆의 스벅에서 메뉴 산 후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온 후엔 엄청 먹고 마시고 Y의 연애 고민을 듣다가 씻고 잤다.

연애를 하는 것도, 온전히 혼자 있는 것도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UDA카페에 있는 고래 조형물. 고래를 기리며

14일 차 (12/5)

다들 6시 반에 일어나서 7시 좀 넘어서 일출을 보고 (D의 인생 첫 일출이었다고 한다! 8시까지 다들 준비를 한 후 제주시내에 갈치조림 먹으러 갔다.

다 먹은 후엔 조금 걸어서 근방의 바닷가 카페에 갔다. 알록달록한 조형물에서 사진을 찍고 근방의 카페로 갔다.

같이 카페서 커피 마시며 놀다가 친구들은 12시 반 비행기라 택시를 타고 떠났다.

친구를 보낸 후 30분 걸으면 나오는 해수욕장으로 혼자 마냥 걸어갔다.

예쁜 말 등대들도 보고

D가 좋아하는 고훈정의 "흩어진 바람"을 무한 재생하며 걸었다. 같이 이야기하면서 D가 추천해준 음악이라 곡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층 더 아련 아련했다.

해수욕장에서 파도 보며 놀다가 갑자기 파도가 범람해서 신발 발목까지 빠졌는데 부츠라서 발 안 젖고 살았다. 소금기를 급히 물티슈로 닦아놓은 후 올레길을 따라 또 바다를 보며 걷고

찾아놓은 카페 한 군데는 배불러서 지나쳤다. 그러다 배고파져서 중간의 진 칼국수집에서 보말칼국수를 너무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온돌바닥이 너무 따뜻했어. 부츠 신고 걸어서 발이 아팠는데 휴식이 되었다.)

또 쭈우욱 걸어서 어떤 절도 보고 그 근방 월자가 들어간 쉼터에서 엄마랑 전화도 하고. 영상통화도 하고. 엄마의 부정 에너지를 조금 받아서 우울해졌지만 계속 걸어서 연대마을?이라는 곳까지 갔다

돌고래가 종종 보인다는 카페를 연대마을 끝자락에서 찾았지만 너무 배불러서 아쉽게 못 먹고 왔다.

게다가 너무 지치고 힘들고 폰 배터리도 넉넉하지가 않기에 얼른 버스에 올라서 조금 졸면서 집에 왔다.

약 5시쯤 집에 도착하여 예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2박 3일 동안 친구들이 나를 오히려 많이 배려해주고 집도 신경 써서 써주고 노선도 크게 불만 없이 다녀주는 게 느껴져서 너무 고맙고, 혹여 불편하진 않았을까 싶어서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힐링이 됐다.

L과 Y는 홍매향 명함을 가져가서 사진을 찍고

D는 자연스러운 식당 밥을 사줘서 고마운 마음에 다음

날 귤을 보내주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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