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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ver Sep 22. 2022

세계 각국의 샌드위치, 뭐가 있나?

미국, 베트남, 모로코,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튀르키예

샌드위치가 어엿한 요리로 진화 중이다. 각 나라 고유의 맛과 전통을 고스란히 품은 세계의 샌드위치는 뻔한 샌드위치 맛에 질린 우리네 입맛을 유혹한다. 해외여행시 그 나라의 샌드위치를 알아두는 데 참고해도 좋고, 국내에서 샌드위치 맛집을 탐방하며 미식 세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쿠반 샌드위치

쿠바 사람들이 먹었지만 쿠바에는 없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쿠바의 이름을 딴 ‘쿠반 샌드위치’. 하지만 정작 쿠바에는 쿠반 샌드위치가 없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지역의 쿠바 노동자들이 만들어 먹던 샌드위치이기 때문. 땀을 많이 흘리는 노동자들이 먹었던 만큼 짭조름한 맛이 강하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빵 위에 중탕해 녹인 버터를 바른다. 그 위에 햄을 올린 후 ‘모조 포크’라는 훈제 돼지고기를 얹는다. 쿠반 샌드위치의 핵심 재료인 모조 포크는 돼지고기에 라임, 올리브유, 큐민, 오레가노를 넣어 하루 정도 숙성시킨 것으로 이국적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고소함을 더해줄 치즈와 살라미를 넣고 마지막으로 빵에 머스터드를 발라 기계로 꾹 눌러 구우면 바삭한 쿠반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베트남 반미

고수 향 그윽한 퓨전 샌드위치

쌀국수와 함께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인 반미(Bánh Mì).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세계 길거리 음식 베스트 10’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베트남어로 ‘반미’는 빵을 뜻하지만, 지금은 베트남식 샌드위치로 통용되고 있다.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883~1945년 프랑스 식민 시절을 거치면 서프 랑스와 베트남의 요리 문화가 어우러져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바게트에 베트남 전통 식자재를 넣어 먹는 일종의 퓨전 요리인 셈.


반미의 가장 큰 특징은 빵의 식감. 쌀과 밀을 섞어 만들어 바게트의 고소함과 함께 부드러움을 더한다. 여기에 각종 채소와 허브를 듬뿍 넣어 단맛, 짠맛, 신맛, 허브의 신선함까지 복합적인 맛이 매력적이다. 베트남에서는 주로 아침 식사나 야식으로 먹으며, 고기 육수나 달걀노른자에 바게트만 따로 찍어 먹기도 한다. 현지에서 2000~3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메뉴다.






아메리칸 BLT

기본에 충실해서 더 맛있는 샌드위치

베이컨(Bacon), 양상추(Lettuce), 토마토(Tomato) 등에 가지 재료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 붙인 미국의 대표 샌드위치다. 영국에서 시작된 샌드위치가 미국에 전해진 것은 1920년대. 개척 시대, 도로 곳곳에 위치해 긴 여행길에 나선 미국인에게 휴게소 역할을 하던 ‘다이너 레스토랑’에서 현재의 BLT와 비슷한 베이컨 샌드위치가 처음 등장한 뒤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모로코 보카딜로

풍부한 재료와 소스가 한입 가득

보카딜로(Bocadillo)는 원래 스페인의 샌드위치였다. 그러다 두 나라의 잦은 교류 속에서 자연스럽게 모로코에 전파되었고, 모로코 전역에서 즐겨 먹으면서 현지화된 음식이다. 모로코의 보카 딜로는 바삭한 아랍식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아프리카 지방에서 즐겨 먹는 매콤한 맛의 하라사 소스를 바르고 고기와 새우, 각종 채소를 넣어 좀 더 풍부한 맛을 낸다. 한입 베어 물면 재료와 소스가 빵 사이로 잔뜩 삐져나올 만큼 재료를 풍부하게 넣는 것이 맛의 포인트다.






이탈리아 파니니

담백하고 고급스러운 맛

파니니의 원래 이름은 파니노(panino)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빵’이라는 뜻으로, 1인용의 작은 빵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파니니는 복수형, 파니노는 단수형 일뿐 의미는 같다. 과거 이탈리아 사람들은 점심시간이면 집으로 돌아가 여유롭게 파니노를 만들어 먹었는데, 1970년대 근대화와 함께 도심의 카페나 직장 주변 바에서 선 채로 파니노를 먹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탈리아 빵과 전통 재료로 만드는 파니니는 재료 선택이 중요하다. 파니니에는 치아바타, 포카 치오 등 이탈리아 전통 빵을 사용하고, 속재료는 살라미 등 육가공품과 포르마지 치즈, 올리브유를 심플하게 조합하는 경우가 많다. 담백하면서 쫄깃한 식감을 주는 빵에 강한 맛을 내는 소스를 넣지 않고 생햄, 살라미, 치즈, 루콜라 등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것이 특징. 화이트 브레드에 각종 재료를 넣고 기계로 누른 핫 샌드위치도 파니니라고 하는데, 이는 본고장 이탈리아가 아닌 파리와 뉴욕에서 전해진 스타일이다.






프랑스 크로크무슈

남자를 위해 탄생한 바삭함

크로크무슈는 1910년경 파리 오페라 좌 근처 카퓌생 거리의 카페에서 처음 등장했다. ‘Croque(바삭바삭)’와 ‘Monsieur(신사, 남자)’의 합성어로, ‘바삭한 아저씨’쯤으로 해석되는 이 샌드위치는 먹을 때 나는 소리 때문에 여자들은 먹기를 꺼려 초기에는 말 그대로 남자들만 즐겼다고 한다. 식빵 사이에 얇게 썬 그뤼에르 치즈와 햄을 넣고 바삭하게 구워내는데, 햄과 치즈, 빵의 기본 조합이지만 구우면서 맛과 향이 더욱 좋아져 근사한 요리를 먹는 느낌이다.






일본 타마고산도

달걀말이 샌드위치

일본식 샌드위치는 최소의 소스만 사용해 주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 그 대표 격인 타마고산도는 빵 사이에 일본식 달걀말이를 넣은 단순한 샌드위치다. 산도는 ‘샌드위치’를, 타마고는 ‘달걀’을 뜻하는 일본 말이다. 탱글탱글하면서도 도톰한 달걀말이는 단맛과 짠맛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빵과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선사한다. 식감 또한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딱 중간 정도로, 씹다 보면 입안에서 스르르 녹는다.






튀르키예 발릭 에크멕

튀르키예식 고등어 케밥

튀르키예 이스탄불 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은 맛본다는 이스탄불 대표 먹거리 ‘발리 에크멕’. ‘생선 빵’이라는 뜻으로 터키식 고등어 케밥을 말한다. 케밥은 원래 사막에서 생활하던 유목민이 빵에 고기를 넣어먹는 음식이었으나 바다와 가까운 이스탄불에서 고기 대신 고등어를 넣어 먹었다. 질기고 딱딱한 바게트와 짭조름한 고등어 구이가 의외의 맛 궁합을 보여준다. 특히 향신료 오레가노와 소금, 올리브유를 발라 숯불에 구워낸 고등어의 풍미가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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