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 Beethoven secert> 시즌2 총평 - 결과의 부재
2023.04. 14 ~ 2023. 05. 15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제작 - emk 뮤지컬 컴퍼니
배우 -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이해준, 윤소호, 김진욱, 박시원, 김성민, 전민지, 최지혜, 이정수, 이강, 이우승, 백시호, 도레미, 박시현, 김경택, 윤지인, 장여진, 고철순, 이건민, 김락현, 조시연, 윤데보라, 최훈호, 박진찬, 전기수, 송정은, 김연준, 윤나영, 최사랑, 이용준, 강예나, 장현, 채서연, 임지영, 신지혜, 김흥인, 조혜인, 최영재, 김지혜, 차규민
1. 들어가며
2. 스토리 라인
3. 시즌1과 달라진 점
4. 결과의 부재
5. 마치며
예술의 전당에서 올린 <베토벤> 시즌1이 끝나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베토벤> 시즌 2가 다시 올라왔다. 시즌 1은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였다. 분명, 티켓 값에서 파생한 문제가 작품의 내용으로 문제가 이어졌다. 그리고 시즌 2는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스토리는 시즌 1과 동일하다. 베토벤에게 찾아온 시련과 불멸의 연인인 안토니와의 사랑, 그리고 찾아온 음악적 환희에 관한 이야기다.
시즌 1에 대한 리뷰 >> https://brunch.co.kr/@560b2c841be9468/2
스토리의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세세한 부분에서 달라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안토니의 남편인 프란츠에 대한 설정이다. 시즌1에서 프란츠는 안토니에게 무관심하다. 그는 가문을 유지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귀족끼리 맺어진 정략결혼, 안토니에게 애정이라고는 없는 남자다. 그래서 유산을 정리한다고 돌아오지 않는 안토니에게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안토니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사업 유지를 위해 안토니의 저택을 멋대로 팔아버리려 했고 베토벤과 불륜 관계라는 사실을 알자 안토니를 통제하려 했다.
시즌 2에서의 프란츠는 본격적인 악역이 된다. 프란츠는 안토니를 사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배우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또한 베티나도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새언니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해한다.
안토니의 성을 멋대로 팔아버리려고 하는 것도, 그녀를 무시하고 안토니가 베토벤과 만나는 사이라는 걸 알자 분노하고 아이를 빌미로 이혼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똑같다. 한마디로 프란츠는 적극적으로 안토니를 괴롭히고, 타인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너그러운 간사한 인간으로 바뀌었다. 시즌 1에서 악역이 변호사였다면, 시즌 2에서의 악역은 프란츠다. 시즌 1에서 지적받은 개연성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연출도 조금 달라졌다. 장면과 장면 사이, 어수선했던 빈 부분을 조명이나 반주로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또한 베토벤, 안토니, 카스파 이 세 인물의 넘버가 새로 추가 됐다. 베토벤은 청력으로 인해 절망하는 심정, 카스파의 넘버는 사랑에 빠진 그의 마음, 안토니는 자식을 빼앗긴 고통에 찬 마음을 담은 넘버였다. 인물의 감정을 더 확실하게 드러내어 개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야기가 훨씬 더 명로해졌다.
<베토벤>이란 작품이 가지는 단점이 무엇인가를 계속 돌이켜 보았을 때, 지난번 <베토벤> 시즌 1 총평에서는 불륜이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의 삶보다 더 크게 나타나 관객의 예상에 빗나감과, 가격을 이유로 꼽았다.
티켓 가격 문제는 현재진행형이자 앞으로의 미래겠지만, <베토벤>이란 작품이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려 했다. 그렇게 이른 답은 ‘결과의 부재’였다.
이전에 <베토벤>이란 작품은 그의 음악적 성과를 훨씬 더 강조하여 위대한 음악가가 이뤄질 수 없었던 불멸의 여인이 있었다로 갔어야 했다고 의견을 밝혔었다. 지금도 그 의견에 변함없다. 이번에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베토벤은 시련을 겪고, 사랑의 고통과 사랑의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의지를 다지고 마지막에는 환희를 맞이한다. 문제는 의지를 다지는 건 좋은데 그 의지의 결과가 작품에 나타나지 않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넘버들은 베토벤의 기악곡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대중들은 베토벤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알고 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대한민국에서도 그의 노래를 알고 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생략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극복해내겠다고 결심을 굳혔다면, 그래서 어떤 노래를 만들었고, 어떤 음악적 성과를 이끌어냈는지 확실하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어야만 했다. 앞서, 베토벤의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그가 이룬 음악적 업적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관객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고, 베토벤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해야 안토니와의 불륜에 이야기가 잡아 먹히지 않는다.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지만, <베토벤>의 여러 후기를 보자면 실패한 방법으로 사료된다.
<루드윅>과는 다르게 <베토벤>은 베토벤의 사생활에 집중한 작품이다. 그래서 그에게 불멸의 연인이 있었음이 작품에 가장 큰 줄기겠지만, 베토벤의 음악이 어땠는지 작품에 나온다고 그의 사랑이 작품에서 뒤로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의 위대함이 더 와닿았을 수도 있었다.
시즌 1의 혹평에 제작사는 수정을 거치고 돌아왔다. 덕분에 시즌 2는 시즌 1만큼의 혹평에 시달리진 않았다.
상상하는 즐거움이 줄었으나 이야기는 더 확실해졌고, 1막과 2막 마지막에서 극복 의지를 불태우는 클라이맥스는 웅장함이 대단하고 쉽지 않은 넘버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분명 멋지다.
공연 예술은 완벽하지만,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불완전성도 동시에 가진다. 그러니 이제 초연인 <베토벤>은 수정을 거쳐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다음에 어떻게 돌아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