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라고 한다. 자기 몸을 닦아 훌륭한 품성을 지니게 되고 인격을 갖추게 되면 자연히 그 영향을 입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한다.
높은 도덕에 감복하여 공명자(共鳴者)가 생기게 되고, 날이 갈수록 널리 퍼져 나가게 된다고 이야기하며, 아름답고 향기 나는 꽃에는 나비와 벌이 모인다고들 한다. 덕이 있으면 주위에 나를 지원해 주는 많은 동지가 모인다. 그래서 옛사람은 덕인득인야(德人得人也)라고 하였다. 덕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따르고 덕이 없으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덕은 인간의 가장 큰 재산이요 믿음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대학(大學)에서는 덕자본야 재자말야(德者本也 財者末也)라고 쓰여 있다. 덕이 있으면 사람도 모이고 재물도 모인다는 뜻이다. 덕이야말로 인생의 근본이고 재물은 인생의 말단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유교의 덕본재말사상(德本財末思想)이다. 즉 다시 말하면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가지와 잎에 불과한 말단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도덕적 존재로서 마음을 바로잡고(正心) 몸을 닦고(修身) 나면, 가정을 가지런히(齊家) 하고, 그리고 나아가서 온 나라를 태평스럽게(治國平天下)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덕이 있는 사람은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것이리라. 그를 흠모하며 따르는 자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아름다운 향기는 멀리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노자는 "원한을 은덕으로 갚는다. (報怨以德)" 고 했다. 원한을 원한으로 갚지 말고 은혜를 베풀어 풀라는 뜻이다. 참으로 좋은 말씀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또, 무슨 의심 때문이는지 알 수가 없다.
감정의 표현에 털끝만 한 사심도 없는 경지이다. 원한이 아주 극악무도한 것에서 연유되었을 때는 꼭 갚지 않으면 안 된다. 응징하지 않으면 사회정의(社會正義)가 구현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이 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동기를 다지고 질을 고려해서 진하게 대응할 것인가 가볍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되어야 한다. 엄한 보복을 가해 서릿발 같은 의리를 보여줄 경우도 있고 큰 사랑으로 감싸서 순리로 풀어 줘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결국은 사심(私心) 없는 강직성이 그 표준이 된다. 원한을 은덕으로 갚는다면 덕을 갚을 때는 다른 도리가 없게 될 것이다. 원한을 곧음을 잣대(尺度)로 해서 갚고, 덕은 덕을 갚을 때 써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 주고받는 감정의 처리는 명확하게 하고, 그것이 또한 엄격한 도리에 의해 뒷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법이나 형벌로써 국민을 다스리면 안 된다. 덕과 예를 바탕으로 백성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법과 형벌로 백성을 이끌면 사람들은 법의 그물(法網)을 교묘하게 피하고는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 양심의 가책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공무원이 뇌물 때문에 검찰에 소환되어도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돈이라고 항변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7년 동안 집권하신 어떤 대통령께서는 비서를 통하여 재벌 총수에게 대통령이 문안 여쭌다고 전하라 하였다고 말하면, 며칠 후에는 재벌 총수가 바로 수백억 원을 가지고 청와대를 찾아 왔다고 한다. 나중에 재판과정에서 대통령의 직무와 문안 인사차 가져온 돈과는 인과관계가 없어서 무죄라고 법원에서 판단했다고 신문에서는 재판 결과를 말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직무와는 관계가 없다고 할지라도 대통령의 직위와는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재벌이 돈을 가지고 문안을 왔지, 아무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과연 수백억 원을 가지고 오는 미친놈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나는 단돈 십만 원만 매일 준다하면, 아침마다 큰절로 문안드릴 것이다. 이 세상에 공짜로 주는 돈이 어디에 있으며 공무원에게 봉급 외의 돈은 모두가 부정과 연루된 돈이다. 그런데도 법망에 걸리면 운이 나빠 걸린 것이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옛날의 어르신들은 덕으로 교화하고, 예로서 질서를 잡으면, 사람들은 법을 어기게 되면,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반성을 하여서, 모두 착한 백성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아마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이고, 도깨비들이 호박전 부쳐 먹는 소리인 것 같은 너무나도 황당한 소리인 것 같다. 아마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 김현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