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령(月令)」

by 이다연


ㅡㆍㅡ


너는 매일
조금씩

지워지며 피어난다


차오르는 빛은
기쁨이 아니라,
사라질 준비를 마친 침묵일지도


내 안의 조수(潮水)가
너를 향해 밀려갔다가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계절도 마음도
언제나 둥글게 순환하지만

같은 자리에 선 적은 없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너를 지나고,
내일의 너는
지금의 나를 모르겠지


그럼에도 우리는
늘 같은 하늘 아래
조용히 서로를 감돌고 있다


닿지는 않지만,
외면하지도 않는
이 완만한 거리


지워질수록 또렷해지는

그 빛나는 네 이름을
나는 달의 빛이라 부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