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낸 하루들에 대하여

묵묵한 날들의 편린(片鱗)

by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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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유난히 얇은 날이면

나는 자꾸만 그늘 쪽으로 숨고 싶어진다

말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나도 함께 흘러가는 건지, 가끔은 잊는다


작은 소망 하나를 품는다

가슴 한쪽이 너무 무거워서,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조용한 바람처럼

그냥, 조금 가벼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확신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주 사소한 것들을 바란다

따뜻한 말 한 줄,

멈추는 시선 하나,

다 사라질 듯한 하루 중

나를 놓지 않는 숨결 하나


소망이란,

거창한 내일을 꾸미는 일이 아니라

오늘을 버티게 하는

가장 작은 믿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쥐고 있는 줄도 몰랐던 작은 믿음을

가만히 품는다

언젠가, 꽃잎처럼 내 안에서도

빛나는 무언가가 피어나기를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온 날들을

스스로 다정하게 불러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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