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다.

커피향으로 남다.

by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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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끝 창가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끌어안는다


김이 오르는 잔 속엔

조금 지친 오늘,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내가 들어 있다

기다린 만큼,

쓴맛 끝에 남는 잔잔한 향처럼,

커피는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


식지 않게

곁에 머물 뿐이다


당신이 그랬다

말없이 내 옆에 앉아

마음의 온도를 맞춰 주던 사람


어떤 날은 한 모금에 안도하고,

어떤 날은 그 뜨거움에 울컥했다


이제 커피를 마시는 일이

하루를 담는 일이 되었고,

이따금은 기억하는 일이 되었다


당신이 내려준 기억을 마신다

따뜻하다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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