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센텀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역대급 신발

부산 센텀 1박 2일 part.1

by 누리장인

어머니, 누나와 함께 백화점에서 퀄리티 있는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나는 짐꾼으로 갔다.

사실 약 3개월 전 여름 부산 신세계 아울렛과 신세계 센텀시티를 간 적이 있다. 이번에는 10월 29일부터 10월 30일은 센텀시티만 돌아볼 생각으로 부산으로 출발했다.



'ITX마음'이라는 기차를 처음으로 타볼 수 있었는데, 매번 무궁화호만 고집하거나 기차가 없을 때는 새마을만 타던 나는 처음 타보는 기차에 꽤나 기대감이 컸다. 새마을과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일단 빨간색 기차인 게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고 빨간색 자체가 내게 열정적인 good vibration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뭐 일단... 감상평을 말하자면 새마을보다 깔끔하고 편한 느낌이 들었다. 미처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좌석 사이 팔걸이 하단에 콘센트까지 있는 걸 보면 새마을의 MZ세대 버전이랄까 좀 더 편하고 세련되게 만든 것 같았다. 받침대도 비행기 좌석과 비슷하게 앞 좌석에 달린 것을 당겨서 내리는 구조였다. 'ITX 새마을' 받침대가 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게 더 좀 더 편했다. 왜냐하면 나야 창문 쪽에 앉았지만 통로에 앉은 사람이 안쪽에 앉은 사람이 나갈 때 받침대를 올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난 고봉민 김밥 한 줄을 먹고 있었다.



부산역에 도착했다. 사람들도 많은 걸 보니 날씨 좋은 토요일다웠다. 남쪽으로 내려왔다 보니 춥지도 않아서 여러모로 쇼핑하기 딱 좋았다. 사실 어차피 여정의 대부분을 백화점에서 보낼 예정이라 큰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급행인 1001번 버스를 타고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으로 가는 길은 버스기사분의 배려를 관찰하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꽤 감성적인 사람이라 대중교통 이용할 때 이런 상황을 가슴 벅차게 바라본다. 한눈에 봐도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이 타시자 한 손은 핸들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어머님의 짐을 도와드리는가 하면 벨트 착용여부부터 어디 앉으면 될지 세세하게 알려주시는 걸 볼 수 있었다. 어머님을 챙기느라 카드 찍은 걸 못 보신건지 카드 사용 여부를 묻는 것도 잊지 않으셨다.

"카드 찍으셨어요?"


부산역 앞


저번에 와본 덕분인지 우리 셋 모두 어렵지 않게 신세계 센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먼저 지하 2층을 통해 물품보관함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전에 가본 위치에는 엘리베이터만 있을 뿐 텅 비어있었고, information에 여쭤본 끝에 지하 2층 KANGOL 매장 옆에 있는 물품보관함을 찾을 수 있었다. 이전에는 보관함이 적었던 것 같은데... 여하튼 이번에는 보관함이 상당히 많은 장소로 갔다. 파란불 들어온 곳이 많았는데 토요일임에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것에 조금 놀라기도 하였다. (빨간불은 사용 중인 곳이다) 그렇게 사용하려는데 중국어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아마 중국인 분들이 사용하고 갔나 보다. 여하튼 나도 중국에서 대학교 나왔다고 굳이 언어를 한국어로 안 바꾸고 그대로 사용해서 보관함에 가방을 넣었다. 간신히 알아들은 것 같다. ㅋㅋ 나중에 나오면서 알게 됐는데 소형/중형은 4시간 뒤에는 1시간마다 1,000원씩 지불해야 하고, 캐리어는 4시간 뒤 1시간마다 2,000원씩 지불해야 하는 것을 알았다. 사실 난 하루 정도는 무료인 줄 알았다.


우리가 가야 할 첫 매장은 miumiu(미우미우)였다. 다른 매장도 아니고, 뭔가 좀 MZ세대들이 좋아할 법한 명품 브랜드에 이름은 귀염뽀짝해서 방문할 거라고는 예상조차 못했다. 디자인도 사실 우리랑은 안 맞았었는데, 최근에 어머니가 공식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가죽 페니 로퍼'가 있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해 보았다. 어머니 본인도 자기 스타일 아니라서 안 들어가 봤는데 이번에 디자이너가 바뀌었다며 유광으로 된 '가죽 페니 로퍼'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하셨다. 해당 제품은 2-3주 전부터 우리가 눈독 들여왔으며, 누나가 육지로 오면 가서 실물을 보기로 약속했던 가죽 페니 로퍼였다. 중간에 동전이 박힌 로퍼인데 아주 귀엽게 생겼다.(자세한 건 미우미우 홈페이지에서 살펴보길 바란다)


부산 방문 전부터 총 4번의 연락을 했다. 유광 가죽 페니 로퍼냐? 무광 가죽 페니 로퍼냐?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 가죽 호퍼백을 원하셨던 어머니는 가방의 가죽이 무거우면 어깨도 아프고 자주 안 맬 것 같다는 생각에 가죽 페니 로퍼 하나 살 생각에 부산으로 출발했다. 그렇게 작년에 품절되고 리오더 된 무광의 '가죽 페니 로퍼'를 살펴보기로 확정 짓고 신세계 센텀을 방문하였다. 어머니는 로퍼를 다 신기도 전에 이쁘다며 감탄을 하셨고, 누나도 덩달아 호응을 하였다. 구매하려는 찰나 나는 로퍼의 뒤꿈치 왼쪽에 있는 스크래치와 로퍼 안쪽에 miumiu의 m자의 껍질이 아주 살짝 벗겨진 것을 발견하고 다른 제품을 요청했다. 그때 어머니와 누나는 로퍼의 '이쁨'에 눈이 멀어 구매하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셀러분은 같은 제품의 신발을 찾아 새로 가져왔다.


그런데 같은 제품 답지 않게 서로 뭔가 묘하게 다른 숫자들이 박혀 있어서 직원분에게 물어봤다. 확인해 보니 우리가 이전에 신어봤던 것은 작년에 품절이 안되고 남아있던 제품(편의를 위해 A제품)이었고, 다시 받은 제품(편의를 위해 B제품)은 리오더가 된 후 새로 입고된 제품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살짝 길어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게 이상했다. 이때는 또 나보다 예리했던 어머니와 누나가 B제품의 발등 부분 매듬새가 두껍고 덜 촘촘하다고 얘기했다. 게다가 널찍하지 않고 좁게 나와서 어찌 보면 둘이 다른 제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책으로 치자면 초판과 개정판 정도의 차이랄까? 하지만 어머니는 특히 초판, 그러니까 스크래치가 있던 A제품의 디자인을 더 선호하셨다. 같은 제품이었지만 그 디테일의 차이에서 좀 더 뭉툭하면서 귀여움이 묻어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신발이 작아 보일수록 매력이 더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가격도 같고 훼손이 조-금 있는 명품이었지만 그 디자인의 차이 때문에 결국 그렇게 구매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작은 이벤트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여하튼 그래서 나는 기분이 좀 안 좋은 상황에 있었지만 신세계 상품권을 받는 3층을 갔다가 미리 눈여겨봤던 골든구스 신발을 보러 2층을 갔다. 쿠션이 두툼한 골든구스답지 않은 무슨 누룽지떡 같은 신발이었는데, 어머니가 마음에 들어 했었다. 하지만 막상 보니 사이트에서 봤던 색깔과 다르고 너무 굽이 둥그렇게 햄버거 사이에 끼인 치즈가 튀어나오듯 하듯 튀어나와서 어머니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이 과정에서 Della Lana와 Chanel beauty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게 2층을 조금 둘러보다가 이래저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지하 1층으로 갔다.


고든 램지를 먹기까지 고민이 꽤 많았다. 세 명 다 햄버거 자체를 1년에 2, 3번 먹을까 말까 한 인물이기도 하였고, 무엇보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왕 신세계 센텀 온 거 한 번은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미우미우에서 단번에 고든 램지로 이동했다. 예약을 하면 들어갈 수 있는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일단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이 인사해 주는 게 기분 좋았다. 비싸니까 이 정도 서비스를 해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서비스도 비용에 포함되는 거니까 싶다가도 그래도 열심히 해주는 게 어디냐 기분 좋았다. 주위에 이미 드시고 계시는 분들을 보자니 저렇게 작은 햄버거에 30,000원 가까이 주고 먹어야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가긴 했다. 뭐 그렇게 작은 건 아닌데 여하튼 비용에 비해 작다는 느낌이 안 들 순 없었다. 어차피 퀄리티를 보고 먹는 것 아니겠나?


고든램지 메뉴판

우리는 심사숙고 끝에 3개의 버거를 주문했다. 헬스치킨 버거, 포레스트 버거, 베지테리언 버거이다. 어머니는 고기보다는 야채가 좋다고 베지테리언 버거를 시키셨다. 앞접시를 부탁하고, 사진 찍는 걸 부탁하는 와중에 직원들이 총괄매니저분이라고 해야 할까? 매니저분을 대하는 모습을 봤는데 무척 편해 보였다. 매니저분이 사람이 좋아 보인다는 게 그들 간의 분위기와 공기를 통해서 전달된달까? 직원이 앞접시를 2개만 가져와서 1개를 매니저분에게 다시 한번 부탁하는 과정이나 사진을 찍어야 하니 매니저분께 앵글 안에서 안 보이게 비켜달라고 점잖지만 편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손님들 앞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좋아 보였다. 상하 관계가 엿보이는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일하는 느낌이었다. 아 맞다... 트러플 파르메산 프라이즈도 샀다. (난 '이거 왜 샀어?'라고 했다. 감자튀김은 진짜 몸에 안 좋기 때문...)


식사하기 전에는 이미 포크와 숟가락 그리고 칼을 주고서도 날카로운 칼을 어떤 나무 뭉텅이(?)에 끼워서 주는데 처음에는 '칼이 있는데 이걸 또 왜 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처음에 버거를 썰려고 하니까 날카로운 칼이 있어야 버거가 최대한 뭉개지지 않게 잘 잘린다는 것을 알았고, 워낙 날카롭다 보니 위험해서 그 이후부터는 다른 칼을 사용하면 됐다(물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더욱 뭉개지지 않게 자르려면 포크와 날카로운 칼을 쓰기보다는 이미 버거에 꽂혀있는 나무 꼬챙이를 잡고 날카로운 칼만 사용하여 잘라야 버거를 깔끔하게 반으로 자를 수 있다는 것을 매니저분이 옆에서 알려주셨다. 와서 알려주신 건 아니고 우리 자리가 주방장이나 데스크와 가까워서 우리를 눈여겨보다가 말해주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미 나와 어머니는 포크와 칼을 사용했고, 누나만 그 조언에 득을 본 상황이었다.


야채프라이
헬스키친버거


베지테리언 버거는 함께 제공되는 애호박으로 만들어진 '채소 프라이'가 상당히 맛있었다. 버거 자체는 대체육으로 만들어졌는데 아무래도 헬스키친 버거와 포레스트 버거의 찐(real) 고기 덕분인지 덜 맛있어 보였다. 실제로 셋이서 버거를 나눠먹어 보니 고기 버거를 이길 수 없었고, 맛 자체는 포레스트 버거가 가장 맛있었다. 다음에 만약 오게 되면 포레스트 버거는 한번 더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격이 가격인지라 언제 또 올진 미지수다. 이후 혹시 다른 신발이나 양말 살 게 있나 싶어 오니츠카 타이거와 나이키, 아디다스를 둘러보며 소화를 시켰다. 확실히 특별히 제품을 미리 보고 온 게 아니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기본 양말은 살까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사이즈가 작은 것 밖에 없어서 포기했다. 그러다 8시쯤 되어서야 센텀 프리미어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품보관시간은 다행히 4시간이 안 되어서 무료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28일 토요일 구입 제품 : 미우미우 페니 로퍼, 샤넬 립 앤 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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