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사색과 두번째 만남
브랜딩과 마케팅
이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나는 브랜딩이나 마케팅에 대한 책만 읽었을 뿐, 전공도 아니고 따로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평소 생각하는 유사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브랜딩을 포함하여 마케팅이 섞인 이야기를 할 듯하다. 그렇다... 브랜딩 1도 모르는 사람이 쓰는 일상 속 브랜딩 이야기다.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이 있기에 가능한 자유로움을 한껏 활용하는 것이다. 마케터들에게 보여주기에는 상당히 부끄러운 글이 될지 모른다. 그저 일상에서 바라본 '브랜딩'이 생활 속에서 얼마나 크고 방대하게 녹여져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 흔적들을 글로 남겨보고 싶어 이렇게 인터넷을 켰다.
취업 준비를 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문과다 보니 인사나 마케팅과 관련된 것들을 살펴본다. 그중에서도 기업에서 어느 정도 세부적으로 직군을 나누기는 해도 마케팅이라는 범주 안에 브랜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고, 별도로 브랜딩을 따로 다루는 기업은 대게 이미지나 아이덴티티가 좀 더 뚜렷한 경우가 많은 듯하다.
먼저 둘의 공통점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매출 상승'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또한, 고객의 니즈와 원츠를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여 고객들의 '인식' 다루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노력한다.
그럼 이제 '브랜딩'은 무엇일까? 굳이 사람에 비유하자면 '깊은 사색'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색은 보통 경험 및 독서를 통해 느낀 것들을 곱씹어보고 이를 자신의 정체성에 녹여내는 데 있다. 이는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 내고, 때로는 개선하고 변화하면서 통상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고, 지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으며, 모험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본인의 성격을 넌지시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의 매력을 탐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처럼 가꿔진 것들은 굳이 표현하려 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시간을 오랫동안 공유할 때 서서히 드러난다. 그럼 상대는 굳이 우리를 파악하려 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격을 정의하고 구축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갖고 있는 성격을 재정의하고 명확하게 만드는 역할에 가깝다. 브랜딩은 기업의 핵심 가치, 미션,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절대 가볍게 다뤄지지 않으며, 그저 허울뿐인 이미지를 꾸미는 것에 그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경쟁 기업과 다른 독특하고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서, 기업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꽤나 긴 시간 동안 열심히 공을 들여야 하며, 와인처럼 깊은 맛을 우려내기 위해 숙성시키듯 정성을 들여야 한다. (참고로 와인은 굉장히 예민한 술이다)
홍성태 교수님은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에서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을 해나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씀하셨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운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서비스와 제품의 근간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본질을 창조하는 작업'인 것이다.
'마케팅'은 무엇일까? 이것도 사람에 비유해 보자면 '소개팅남(녀)과의 두 번째 만남'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친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좀 더 자연스럽고 능수능란할 수 있지만, 만난 지 얼마 안 된 관계인 특히 이성과의 소개팅 자리는 상대방을 충분히 의식하면서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이는 그(그녀)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관심과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언행으로서 조심스럽지만 나름대로 직접적이다. 그런데 왜 하필 두 번째라고 하냐면 첫 만남에서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그치지만, 두 번째 만남에서는 첫만남 때 구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을 더욱 다양하고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어느 타이밍에 말해야 할지 등등 상대방의 취향과 관심사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대화를 하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보면 '마케팅' 역시 비슷하다. 우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고객들의 반응과 피드백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로는 광고, 홍보, 가격 정책, 유통 채널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처럼 마케팅은 브랜딩에 비해 비교적 단기적인 캠페인 형태로 진행되는데, 특히 온오프라인 내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바로 그것들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도 존재한다) 때로는 시장 상황 및 소비자 심리 등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로 인해 도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마케팅 전문가 알 리스님은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서 말씀하셨다. '마케팅은 잠재고객의 마음속에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다.' 즉, 마케팅은 '본질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본질을 활용한다면 똑같은 거 아니야? 그럼 브랜딩과 마케팅은 같은 거잖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지만 각자 역할은 정말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유재석을 알아‘와 '나는 유재석을 알아’가 서로 다른 의미라면 왜 다른지 맞힐 수 있는가? 이 둘의 차이는 그저 그 사람을 아는 것과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을 뜻한다. '알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이라면 '대해 알게 만드는 것'은 '브랜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제품 및 서비스의 존재를 인지시키고 고객의 관심과 구매 욕구를 유발하고, 브랜딩은 제품 및 서비스의 정체성과 의미 등을 고객의 마음속에 각인시켜 내면화시키는 것이다. 마케팅 전략 전문가인 알 리스(Al Ries)라는 분께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브랜딩 불변의 법칙>을 따로 출판하신 것만 봐도 이 둘은 다른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기업은 이 둘을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지속 가능한 고객 신뢰 구축과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개인은 이 둘을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자기 계발을 통해 공동체에서 상생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이렇게 말하고 보면 기업이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거 아니냐? 고객들을 유린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대인 관계에서 항상 본인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과연 당사자는 당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까? 보통 상대방을 분석하고 파악하여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당신을 바꿔나간다. 그럼 그 사람은 본인이 아닌가? 상대를 기만하는 것인가? 이처럼 지속적으로 변화를 꿰하다 보면 마치 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처럼 그 행동과 정체성이 융화되어 가는 양상을 나타나게 된다. (물론 분리하고자 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것과 일맥상통한 상황이다. 고객들의 니즈와 원츠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은 올라간다. 더불어 시장 동향 분석 및 경쟁사 벤치마킹 등의 환경 변화에 기반하여 브랜드의 본질 역시 구축하고 발전하고 개선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증명하듯 본질을 구현하여 고객들의 마음에 닿기 위해 치열하게 본인의 모습을 연출해 나간다. 결국 기업의 모습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진화하고, 진정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정의들이 온전한 나의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내 생각을 입혀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글로 적어 내려가다 보니 좀 더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이랄까? 여러 예시를 들고 보니 이 둘 모두 마치 인간관계와 유사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비록 부족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남은 목차에서도 일상 속 브랜딩에 대해 다루어 볼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
AI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활용
참고 자료 -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 저>
<마케팅 불변의 법칙, 알 리스 저>
<포지셔닝, 알 리스 저>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홍성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