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소통하는 사람
샘 슐렉(Sam Sulek)이라는 인플루언서를 알고 있는가?
아마 헬스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는 해외에서 현재 유튜브 구독자 351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2002년생의 어리고 핫한 헬스 유튜버다. (대학생이기도 하다) 국내 헬스계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단한 인플루언서다. 다만,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영상의 퀄리티는 별 거 없다. 보기 좋은 고화질의 영상에 본인의 일상을 갖다 붙인 정도이다.
그럼 짐종국의 김종국 트레이너(?)처럼 이미 인지도가 높았던 인물인가? 그것도 아니다. 아주 평범한(?) 청년이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브이로그를 올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실 몸을 보면 평범하지는 않다. 해외에서도 보기 힘들 법한 수준의 덩치를 가지고 있다. 키 180cm에 109kg이 나가는 2002년생의 약물 사용자이지 않을까 싶은 근육질의 소유자이다.
말했다시피 영상은 일상의 단편들을 꾸밈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편집도 투박하다. 기가 막힌 연출도 전-혀 없다. 평범하다고 하면 평범한 브이로그일 뿐이다. 그런데 그는 1년이 채 안 돼서 300만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만들어냈다. 아무리 봐도 기이한 현상이다.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이 궁금증을 말미암아 그가 어떻게 유명해질 수 있었는지 찾아보게 되었다.
여러 해외 피트니스 업계의 유명한 유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해 보았다. ATHLEAN-X, Jeff nippard, Ronnie Coleman 등 내놓라 하는 저명한 사람들의 의견을 살펴볼 수 있었다.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비슷한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특별히 나누진 않고 종합적으로 전달하고, 내 생각을 덧입혀 성공 비결을 분석해 보겠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근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의 괴기한 운동법과 식단에 가려져 있다고 본다.
1. 그의 운동 방법이 비결일까?
아니다.
-편심성 수축(신장성 수축) 동작 빠르다.
수축과 이완 동작에 있어서 조심성이 부족하다. 특히 편심성 수축을 가령 이두근 운동인 덤벨컬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리는 동작을 통해 근육이 수축하면서 길어지게 되는데 흔히 다들 이완이라고 부른다. 이때 느린 속도로 해야만 자세(form)를 통제할 수 있으며, 반대 개념인 동심성 수축보다 더 높은 힘을 발휘할 수 있어 근력향상에 비교적 효과적이다. 이는 전반적인 운동 수행 시 가동 범위를 신경 쓰지 않게 만들며, 매우 신속하게 수행하여 근육보다는 인대와 신경에 의존하게 되면서 부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에고 리프팅(Ego Lifting)을 한다.
에고 리프팅이란, 무리한 중량으로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과도한 부하는 그저 부상 위험에 그칠 뿐 아니라 목숨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보통 초보자들이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헬스인들이 에고 리프팅에 욕심을 내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보다 더 가벼운 무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마냥 나쁜 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최적의 결과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한다.
-운동 루틴이 변칙적이다.
구조화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없으며, 즉흥적으로 구성해서 실시한다. 아는 사람은 아시는 만큼 운동 루틴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점진적 과부하를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하에 진행하여야 우리 신체 상태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몇 개를 들고, 어느 정도의 중량을 드는지, 퍼포먼스의 상태가 어떤지를 제때에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샘의 프로그램은 불확실성이 강해서 확인이 어렵다.
-작은 근육에 너무 집중한다.
샘은 브로 스플릿(Bro Split)이라는 전형적인 보디빌딩 형식의 분할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특정 신체 부위를 날마다 정하여 운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샘은 삼두근의 비중이 너무 높다. 삼두근은 전체 근육의 아주 일부에 불과한데도 전체 운동의 1/4을 차지할 정도인데 과도하게 시간을 쏟고 있다.
이처럼 개선할 부분이 더러 있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볼 점도 있다.
-강도가 높다
대부분의 운동을 실패지점까지 수행하며, 강도 또한 매우 높다. 근육 성장에는 중량이 상당히 중요하며, 샘의 경우 상당히 두드러진다. 목표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게가 적으면 근육 발달 저하와 함께 재미도 떨어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꽤 모범적인 사례인 것이다. 물론 앞서 말했다시피 부상 위험이 존재하며, 회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표정과 몸동작을 보면 정말 기를 쓰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무리 없이 해낸다. 여기서 그의 노력과 의지가 유독 돋보인다. 선천적으로 힘도 센 편인 것 같다.
-반복 횟수가 적절하다.
4-12회의 반복 범위에서 운동을 수행하며, 이는 본인의 목표인 근비대에 적합하다. 저반복 운동이 있고 고반복 운동도 따로 있는 것이다. 좀 더 다양하게 범위를 늘릴 수도 있지만, 이 점에서는 구체적인 트레이닝 기준에 규칙성을 갖고 반영하고 있다.
-부위를 빠짐없이 운동한다.
부위별 운동 강도의 편차는 존재하지만, 모든 근육 부위를 빠짐없이 수행한다. 특정 부위를 편식한다는 점은 분명 단점으로 작용하나, 모든 부위를 하기에 전체적인 밸런스에는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진정으로 운동을 즐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개선점이야 많긴 하다. 하지만 운동을 즐기는 마음가짐은 그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애초에 매일매일 운동 브이로그를 업로드하는 것부터가 그의 운동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매일 1-2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부터 다양한 생각을 거침없지만 자연스럽고 즐겁게 얘기한다. 상당히 일관성 있다고 보인다.
2. 그럼 영양 쪽에 지식이 풍부해?
아니다.
-클린 푸드와는 거리가 멀다.
고구마, 당근, 브로콜리, 달걀 이런 친구들보다는 초코우유, 도넛, 시리얼, 햄버거 등 건강과 거리가 먼 인스턴트 친구들을 선호한다. 운동을 잘 모르는 사람도 건강에 조금만 관심 있다면 이 같은 고칼로리 음식들이 과연 도움이 될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샘 슐렉은 이를 벌크업 식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나는 이해가 전혀 안 된다. 아는데도 그렇게 먹는 걸까 싶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알고 있긴 있었다. 그저 실천으로 옮기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수많은 운동 인플루언서의 지적하듯 샘 슐렉은 운동에 있어서 프로페셔널한 부분이 떨어진다. 그럼 그가 도대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3. 도대체 뭐지?
바로 친근감이다.
-시각적 요소
샘 슐렉으로부터 감지할 수 있는 친근감은 접근성이 높지 않은 헬스 라이프를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시각적 요소도 그의 매력 중 하나인데, 단순히 얼굴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얼굴을 포함해서 스타일, 근육량 등 전체적인 외형을 모두 다 염두에 둔 말인데 이는 그를 보게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샘 슐렉은 얼굴도 개인적으로 남자답게 생겼다고 생각하며, 특유의 펑키한 머리와 모자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는다. 물론 샘 슐렉 말고도 잘생긴 얼굴, 잘빠진 바디 쉐잎 등을 겸비한 멋진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은 많지만 개성이 중요한 만큼 이는 그를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라고 본다.
당연하겠지만, 프로 선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근육량은 운동 새내기들에게 특히 동경의 대상이다. 스테로이더로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어린 나이에 상당한 몸을 갖고 있다. 이는 비슷한 몸을 갖고 싶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욱 강렬하게 각인될 것이라 본다.
-운동 및 식단 방법
달콤 살벌한 그의 운동과 식단은 위에 부담스러워서 그렇지, 막상 하려고 하면 머리도 아플 일도 없이 쉽게(?) 할 수 있다. 부상이나 건강 측면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만큼 샘 슐렉은 과감하게 무거운 중량을 들고, 좋아하는 음식들만 먹는 머리가 편한 시스템으로 운동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식단에 있어 나름의 규율도 있고, 단백질은 좀 신경 쓰면서 먹긴 해도 따르려고 노력하는 느낌은 안 든다. 단백질이 1% 2% 들어간 건 단백질 취급도 안 한다. 본인은 편하겠지만 속에 담긴 장기들은 아마 매우 힘들고 불편할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덜 피곤하니 목적 달성을 위한 스트레스는 비교적 받는 정도는 다를 것이다. 본인이 좋으면 좋은 거지 아닐까 싶지만 말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봤을 때, 식단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운동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는 콘텐츠이지 않을까 싶다.
-꾸준한 업로드
내가 샘 슐렉의 구독자도 아니고, 영상도 몇 개 챙겨보질 않아서 정확한 건 모르지만, 얼핏 보더라도 거의 매일 빠짐없이 브이로그를 업로드하는 걸 알 수 있다. 이 같은 지속성과 부지런함은 정말 본받을만한 습관이다. 영상 자체도 자극적이진 않다 보니 영상미와 함께 순수한 매력이 부각되는 것 같다. 정기적으로 올리는 영상을 통해 구독자들의 눈에 계속 띄는 것도 한 몫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그의 특별하다면 특별한 운동 방식과 각종 식단도 꽤 자극적이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 면에선 사실 자극적이지 않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긴 하지 않을까 싶다.
-정서적 유대감
이게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헬스는 상당히 독립적인 운동이다. 최근 Fitology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본 내용인데, 비슷한 계열이기도 한 클라이밍이나 크로스핏 같은 운동은 서로 응원해 주는 문화가 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헬스는 다르다. 혼자 기구를 쓰고 혼자 정리하며 고립된 상태에서 집중하며 운동을 수행한다. 해외는 그렇지 않다고 할지 모르지만, 자기 운동 시간 쪼개면서까지 상대를 봐주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런데 샘 슐렉의 채널은 이러한 상황을 대변할만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보통 평균 30분~1시간 정도의 길이의 영상을 업로드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의미가 크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 유튜브에서도 영상 업로드 시간대를 보면 저녁 시간 오후 6시~7시쯤에도 올라오긴 하지만, 점심시간대인 오후 12시-1시에도 자주 올라온다. 대다수의 일상 리듬에 맞아떨어진다.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한 영상이라기보다는 개그 영상, 게임 영상 등 일상 및 유희에만 초점이 맞춰진 영상들이 보통 그렇다. 집중할 필요가 없이 흘려들으며 보기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샘슐렉은 미국 시간으로 오후 5시~8시 사이에 올리는 편인 것 같은데 운동 시간을 고려한 건지 저녁식사 시간을 고려한 건지는 모르겠다.
고로, 샘 슐렉 영상은 운동 전후나 운동 중에 보기 좋은 콘텐츠이다. 본인과 함께 운동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이 생기는 셈이다. 300만 유튜버를 본인의 운동메이트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평소 이 친구의 영상을 보진 않으니 이 친구를 구독하는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몇 번 보고 나니 충분히 그런 쪽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샘 슐렉 콘텐츠의 특징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단, 크게 걱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보고 따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샘 슐렉의 노력 여하를 떠나 숙련도가 낮은 사람들 입장에서 이 같은 몸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몸이라고 착각하기 십상이다. 샘 슐렉 본인도 전체적인 운동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다. 식단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아마 건강과 기능에 조만간 이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나뿐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
본인도 모르진 않는지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는 있다. 실제로 젊은이의 이런 치기 어린 트레이닝 방법은 수많은 피트니스 유튜버로부터 안타까움을 사고 있고, 그만큼 초보자도 숙련자도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저 샘 슐렉의 열정만을 벤치마킹하여 운동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만큼은 어느 운동인들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대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열정으로부터 순수함을 느낄 수 있고, 꾸준한 업로드가 뒷받침하여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여 소셜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는 젊은 세대들이 쉽게 따라 할까 봐 걱정이 되긴 하는데, 정보가 많은 시대인 만큼 잘 분별할 것이라 믿는다. 약물이든 운동법이든 식단이든 말이다.
중요한 것은 샘 슐렉의 인기는 단순히 뛰어난 외모나 운동 능력에만 기인하진 않는다. 그의 성공은 친근감 형성 전략에 따른 운동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전달하고, 영상 밖의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데 있다. 이것이 그를 브랜딩 하는 가장 핵심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운동 방식과 식단 방식은 레귤러 운동인 들이라면 충분히 나쁜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전문적인 운동 시스템을 배우고 싶은 학구열 있는 시청자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콘텐츠인 것이다. 그저 운동 메이트가 필요하고, 샘 슐렉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은 혹은 소소한 재미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구독을 누르고 시청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p.146>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가는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어찌 보면 모두를 만족시키는 그런 전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들지도 못할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우리가 획득해야 할 명확한 대상이 반응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 좋겠다.
샘 슐렉이 의도했을지 모르겠지만, 중고급자들이 즐겨보기에는 높은 퀄리티를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마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이 외롭거나 운동메이트가 필요하거나 몸을 만드는 데 열망이 있는 새내기들은 즐겨볼지 모르는 게 샘 슐렉의 채널이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회복기가 잔존해 있는 지금, 누군가와 함께 운동한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은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여전히 크게 작용할 것이다. 이를 메꿔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샘 슐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야, 피트니스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보면 그저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시시콜콜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는 것이다. 샘 슐렉을 구독하고 즐기는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아니 최근이라기보다는 요 몇 년 가벼운 콘텐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침착맨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지만 다음에 미뤄두고, 침착맨과 나영석 PD가 [PD 나영석 초대석]의 작년 5월에 올린 영상에서 한 말이 있다. 이건 짤막하게 한 파트만 다룬 내용이다. (내용 자체는 26분 45초부터 보면 된다.)
침착맨 : 포인트는 집중 안 해서 봐도 되는..
나영석 : 보는 동안에 웃겨야 하고 편집으로 장난쳐야 하지만, 근데 그것보다 사람들은 저 사람들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 하는 부분도 좀 있구나.
침착맨 : 템포가 너무 빠르면요. 예를 들어 설거지를 하다가 보는 경우가 있죠. 막 너무 재밌죠. 근데 그러면 고무장갑을 끼고 집중하고 보고 있어요. 근데 대충 보는 둥 만다 해도 또 돌아가서 봐요. 사람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해요.
나영석 : 사실 5분 안 봐도 크게 아깝지도 않은 그런 느낌이어야 되는 거구나.
샘 슐렉도 마찬가지다. 좀 흘려들어도 대충 들어도 아깝지 않다. 동영상 길이만 30분이 넘는다. 대인 관계에서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억해 주면 상호 간 도움이 되겠지만, 어차피 미디어 속 모르는 인물의 이야기 지나가듯 들어도 상관없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사용자 및 시청자들은 곧 고객이다. 고객들과 더욱 친밀한 상호작용이 되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가볍지만 그들의 마음에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에 기반한다.
'파라소셜 상호작용(parasocial interaction)'이라는 개념이 있다. 대중 매체 속에 존재하는 인물들로부터 가상의 사회적 유대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연예인, BJ, 인플루언서들과 팬들 사이에 이런 관계가 정립되는 편이다.
<디터 람스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p.26> 에는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맥루한이 말한 것이 있다.
핫 미디어는 화려함(더 많은 것, 풍부한 것)을 통해 관심을 끄는 반면, 쿨 미디어는 정보량을 줄이고 추론의 여지를 주며, 대중이 서로의 반응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샘 슐렉의 접근 방식은 쿨 미디어 개념과 잘 맞아떨어지며,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심리적 안정망 형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높은 *정세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편하게 샘 슐렉을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유명인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할 순 있지만, 더욱 그 경계가 가볍고 편안하게 진행되는 면에서 접근 방식을 달리한다.
*정세도 : 해당 미디어가 담고 있는 '정보'의 밀도, 예를 들어 사진은 시각적인 면에서 고밀도이므로 '핫 미디어'다. 반면 만화는 제공되는 시각 정보가 적어 저밀도이므로 '쿨 미디어'다. <나무위키>
위와 같은 여러 정보들을 통해 샘 슐렉의 인기가 왜 치솟았는지 어느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그 깊이는 감히 가늠해 볼 수 없지만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플루언서를 도전하는 분들이 완전히 벤치마킹할 순 없다고 본다. 브이로그는 샘 슐렉 말고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루고 있지만, 그의 행동, 발화, 스타일, 퍼포먼스 등도 종합적으로 브랜딩 역할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지금의 샘 슐렉 채널이 탄생한 게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총체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는 팔로잉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개인이 됐든, 기업이 됐든, 인플루언서로든 말이다.
참고 자료
YOUTUBE :
Ronnie Coleman REACTS to Sam Suleks CRAZY Lifts, Ronnie Coleman
Sam Sulek: My HUGE Concern, ATHLEAN-X
Exercise Scientist Critiques Sam Sulek's Workouts, Renaissance Periodization
PD 나영석 초대석, 침착맨
92%의 사람들이 헬스장 1년권 끊어놓고 못 가는 이유는?, Fitology
기사 및 책 :
남 눈치 보며 무리한 ‘에고리프팅(ego lifting)’ 하는 이유, 이보현 기자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전우성 지음>
<디터 람스-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시드 드 종 엮음, 송혜진 옮김>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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