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비는 그치고, 마음은 남는다

by 다소느림

며칠째 하늘이 쉬지 않고 울었다.

물살은 골목을 삼키고, 차를 띄우고, 사람들의 일상까지 덮어버렸다.
창밖을 보며 조용히 걱정하고,
TV 속 자막 뉴스에 잠깐 눈을 두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하루가 송두리째 떠내려가고 있었다.


비는 누구에게나 내리지만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떨어지진 않는다.

누군가는 젖은 양말 때문에 투덜대고,
누군가는 무너진 집 앞에서 한숨을 쉰다.
누군가는 출근길에 짜증이 나고,
누군가는 터덜터덜 돌아갈 집이 사라졌다.


이럴 땐 함부로 “다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하루가 얼마나 버거웠을지
작게나마 짐작해본다.


쏟아지는 비에 몸도 마음도 젖었을 그 날,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 시간,
그저 가만히,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비가 그치면, 세상은 다시 평온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음의 젖은 자리는 쉽게 마르지 않는다.

ChatGPT Image 2025년 7월 21일 오후 01_40_16.png

그러니 오늘 하루는,
조금 느리게 걸어도 좋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거리처럼
나의 마음도 천천히 복구되어야 하니까.


혹시라도 지금도
누군가는 조용히 마음을 꿰매고 있다면,
그저 옆에서 말없이 따뜻한 수건 한 장 건네주고 싶다.


다 젖은 건조대 위에
햇살이 곧 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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