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치고, 마음은 남는다
며칠째 하늘이 쉬지 않고 울었다.
물살은 골목을 삼키고, 차를 띄우고, 사람들의 일상까지 덮어버렸다.
창밖을 보며 조용히 걱정하고,
TV 속 자막 뉴스에 잠깐 눈을 두고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하루가 송두리째 떠내려가고 있었다.
비는 누구에게나 내리지만
모두에게 같은 무게로 떨어지진 않는다.
누군가는 젖은 양말 때문에 투덜대고,
누군가는 무너진 집 앞에서 한숨을 쉰다.
누군가는 출근길에 짜증이 나고,
누군가는 터덜터덜 돌아갈 집이 사라졌다.
이럴 땐 함부로 “다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하루가 얼마나 버거웠을지
작게나마 짐작해본다.
쏟아지는 비에 몸도 마음도 젖었을 그 날,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 시간,
그저 가만히,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비가 그치면, 세상은 다시 평온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마음의 젖은 자리는 쉽게 마르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조금 느리게 걸어도 좋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거리처럼
나의 마음도 천천히 복구되어야 하니까.
혹시라도 지금도
누군가는 조용히 마음을 꿰매고 있다면,
그저 옆에서 말없이 따뜻한 수건 한 장 건네주고 싶다.
다 젖은 건조대 위에
햇살이 곧 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