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일까? 양날의 검일까?
이번 주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회복소비쿠폰 신청이 시작됐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5만 원까지.
소득에 따라, 그리고 단계적으로 지급된다고 한다.
15만 원이든, 40만 원이든
무조건 써야 할 돈이 생긴다는 건 누구에게나 일단 반가운 일이다.
한 달 고정비용에 눌린 마음에 잠깐 숨이 트이는 기분,
그 감정은 나도 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그래도 다행이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나는 요식업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
코로나 이후 몇 차례의 지원금 지급을 지켜봤고,
그 시기마다 사람들의 소비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가까이서 지켜봤다.
재밌게도,
지원금이 풀리면 우리 가게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
우리가 하던 건 족발 장사였다.
동네에선 제법 소문이 난 맛집이었고, 평소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지원금을 받는 시기엔
손님이 확 줄었다.
왜일까.
나는 생각 끝에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사람들은 지원금으로는 ‘평소에 못하던 소비’를 하고 싶어 한다.
소고기, 호텔 뷔페, 고급 음식.
평소엔 망설이던 소비.
그 돈이 있으면 굳이 익숙한 족발이나 치킨을 먹지 않는다.
그 마음, 이해된다.
나라도 아마 그랬을 테니까.
그래서일까.
지원금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가게의 매출이 오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잘되던 곳은 더 잘되고,
익숙한 곳은 잠시 외면받는다.
그건 마치
"모두를 위한 지원"이라는 말 뒤에
조용히 지워지는 누군가의 얼굴처럼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늘 들었다.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도로는 항상 막혀 있고
주말이면 관광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맛집은 여전히 웨이팅이 길다.
정말로 모두가 어려운 걸까,
아니면 어렵다고 느끼는 구조 속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지금 풀리는 예산만 해도 10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한 사람당 받는 돈은 적더라도
전국 단위로 보면 엄청난 규모다.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까,
나중에 또 다른 부담이 되어 돌아오진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든다.
정책은 완벽할 수 없다.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것도 어렵다.
그래도 이 지원금이
누군가에게는 버틸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잠깐이라도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고,
밀린 요금을 낼 수 있고,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이 돈이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소비를 자극하는 도화선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그런 시작.
조금 더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하루가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게,
조금은 따뜻한 7월이 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