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터진, 예고된 사고
올여름, 대통령은 SPC와 포스코이앤씨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SPC는 반복되는 제빵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와 장시간 야간 근무 문제가,
포스코이앤씨는 올해만 네 건이 넘는 사망사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예견 가능한 사고를 방어하지 않은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의 이 한 마디는 그만큼 현장의 현실이 심각하다는 방증이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뒤 또다시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으로 쓰러졌다.
산업재해 통계 속 한 줄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와 인생이 송두리째 끊긴 순간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벌써 3년째.
그럼에도 대기업 현장에서 ‘반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구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가 중심의 공사 구조
안전보다 마감일과 예산이 우선이다.
하청·재하청의 끝없는 층위
책임은 분산되고, 실질적인 안전 관리자는 사라진다.
취약한 노동 조건
고령·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지만, 안전 교육과 장비는 최소 수준이다.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 입찰 금지까지 언급했다.
만약 실제로 면허 취소가 이뤄진다면, 1997년 이후 28년 만의 첫 사례다.
하지만 제재만으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어렵다.
법이 있어도 현장에서 ‘안전’이 비용으로 취급되는 한,
다음 뉴스의 주인공이 SPC나 포스코이앤씨가 아닐 뿐, 다른 이름이 될 가능성은 높다.
산업재해는 숫자가 아니다.
그 뒤엔 가족, 동료, 그리고 하루를 버텨내던 한 사람의 삶이 있다.
“안전”이 마케팅 슬로건이 아니라,
현장에서 가장 먼저 지켜지는 원칙이 될 때만이,
이 반복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SPC와 포스코이앤씨 사건을 단순한 기업 비판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소비자, 시민, 그리고 노동 환경의 이해관계자로서
어떤 변화를 요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