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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하은 Danhaeun Jul 17. 2024

흐르는 눈물의 의미

가슴 아픈 이별


나에겐 작은 새 가족이 있었다.

새 가족은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새 말하는 건데

새를 키우게 된 이유를 말하자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가 희귀병 진단을 받기 이전 외할머니의 친구분께서 명절에 잠시 맡아달라고 했던 작은 수컷 십자매 한 마리가 그대로 주인에게 버림받게 되어 정말 우연한 계기로 우리 가족이 그 작은 새 삐삐를 키우게 되었다. (나이로는 삐삐 할아버지)


사실 하나의 생명을 감당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관리조차 안된 낡은 새장 안에 얌전히 있던 아이의 눈을 본 순간


관리 안 된 낡은 철장 속에 있던 삐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고민 끝에 이 작은 새가

내 마음속으로 날아들었다.


무엇보다 삐삐 홀로 둥지 안에 있는 것이 너무나 외로워 보였고, 수소문 끝에 다른 십자매 암컷 빠빠와 코코 2마리를 분양받아 소중한 빠삐코 새 가족이 탄생하게 되다.


(임시 이동장) 노란색 코코/ 갈색 빠빠를 만난 첫 날
원래 한 마리만 분양받기로 했었으나, 분양자 분께서 두 마리를 떼어놓고 싶지 않다고 해서 두 마리 모두를 데려오게 되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3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고

나에게 있어 십자매 빠삐코는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사랑스러운 십자매 가족
한 손안에 들어와도 남을정도


시간이 흘러 첫 번째 임용고시가 끝나고 몇 달 지나 않았을 무렵, 아버지의 일로 가족에게 힘든 일이 있었지만 버텨가고 있던 상황 속에서 갑작스럽게 코코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십자매에 대한 여러 정보를 찾아봤을 때 기대 수명은 짧다고 들었지만, 우리에게 헤어짐이라는 것은 머나먼 일이라고 생각했었고, 더 이상 아버지의 일로 슬퍼하지 말자며 다짐했던

나에게 코코의 죽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실의에 빠지게 만들었다.


마치 쌓아 올린 인내의 탑이 무너지고, 도미노가

넘어지는 것처럼 매일을 울기만 했다. 바보같이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나 자신과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음에 눈물만 났던 것 같다.


가족이었던 코코를 떠나보내며 지금 흐르는 이

눈물의 의미가 아이에게 있어서 내가 사랑했던 하나의 흔적으로 또는 고마움으로 그저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주길 바라며 흐르고 또 흘려보내기로 했다.


소심쟁이 코코

하지만 코코가 떠나고 터줏대감이었던 할아버지 삐삐는 2년을 더 살다 11살이 되었던 작년에 떠났고, 홀로 남은 빠빠 마저 올해 봄날 내 손 위에서 떠나갔다.


정말로 가슴 아픈 이별이었고 남겨진 아이들의 모이와 간식, 새장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났지만 하나둘씩 정리해 나갔다. (솔직히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지금도 글을 쓰면서 눈물이 계속 난다)


할아버지 삐삐와 애교쟁이 빠빠
삐삐와 빠빠

떠나간 빠삐코를 위해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

희를 위해 흘리는 내 눈물이 그저 한순간이 아니라 함께한 모든 순간 속에서 너희를 떠올리며 영원히 기억하고 추억하리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며, 다시 태어난다면 자유롭고 생명 가득한 존재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비록 내가 많이 부족하고 좋은 주인이 아니었을지언정 나를 만나서 조금이라도

행복했었다고 생각하길 바본다.

항상 행복하기를 사랑한다. 내 소중하고 작은 새들.





* 행복의 미로 속에서 '매주 수요일' 브런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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