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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떡 Oct 25. 2024

마음에 드는 옷을 살 자유

 

난 자타공인 소핑 바보다. 원하는 것을 척척 골라내 합리적인 가격에 얻어내는 쇼핑 천재들과는 달리 티셔츠 한 장을 살 때도 온 동네방네 다 돌아봐야 직성이 풀린다. 가장 최근엔 로퍼를 구매했는데 무신사, W컨셉, 29cm, 지그재그 등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모든 로퍼를 다 둘러보고 백화점을 두 바퀴 뒤진 후에야 간신히 살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에게 쇼핑은 즐거움보단 고행에 가깝다. 필요하니 사긴 해야겠는데 당최 무엇을, 어디서 사야할 지 감이 안 잡히니 말이다.


오랜만에 엄마와 쇼핑을 나선 날, 내 쇼핑 바보병의 근원을 알게 되었다.


나 : “오! 이거 예쁘다. 나 이거 살래!”

엄마 :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네 눈엔 그게 예뻐?”


결혼 후 잠시 잊고 있었다. 나와 엄마의 쇼핑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는 사실을.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대개 엄마의 반응에 흥이 깨진 내가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며 끝난다. 물론 엄마는 나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으셨다. 그저 그 옷이 엄마 눈에는 정말 예쁘지 않았을 뿐!


https://youtube.com/shorts/apsRk8KyMg0?feature=shared

필터링 없는 건 K맘의 특징?


엄마의 기준이 곧 정답이었던 나는, 쇼핑을 할 때조차 엄마 마음에 드는 것을 사려 했다. 당연히 내 마음에는 들턱이 없었고, 길고 긴 쇼핑 끝에 구매한 물건도 나에게 큰 기쁨을 주지 못했다. K장녀의 망령은 쉽게 떠나지 않고 내 삶 곳곳에서 웅크리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쇼핑 천재로 거듭나 볼게요! 

요즘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찾아가고 있어요!

그럼에도 쇼핑은 너무 어렵네요ㅠ

여러분만의 쇼핑 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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