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발표지원 선정작
그 사람을 찾아 주세요
태양에 목메는 일은 절대 일어나면 안 돼요!
아주 따뜻한 곳에서 단단한 아몬드 빛이 새어 나온다 비리고 축축한 물고기 비늘이 덮인 도마 위에서 뜨거운 칼이 번진다 지느러미 같은 기분으로 떠밀려 간다
사진 몇 장 붙어있는 하얀 벽에는 맹렬히 지나간 흔적이 있다
시간의 둘레를 포옹하자
여긴 언제부터 따뜻했을까
햇살에서 쓴맛이 난다고 했다
검고 차가운 알람 시계가 해변의 오물을 전해온다 해초의 질긴 태도는 바위로부터 왔다 서성이는 해안에서 모래의 성가신 집착을 털어내지 못하고 질긴 감정만 늘어난다 뜨거운 것은 쓰다고 느끼는 그가 검은 동그라미를 반복하며 허공에 떠 있고 싶다고 했다
푸른 청어 떼가 공중 돌기를 한다
공중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묻지 말라고 했다 눈송이들의 자유 낙하를 바라보며 푸르게 솟구치는 것은 파도의 일이라며 부서지는 연습을 했다
하얀 눈송이와 푸른 지느러미로 채운 욕조 안에서
여자의 머리카락과 올리브 나뭇가지, 창백한 과일의 향기를 맡으며
그는 떠 있기를 원했고
섞이고 싶어했다
거울에 비친 아몬드 빛이 그의 눈을 압착했다
물고기처럼 퍼덕이는 그는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그리고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코끝에서 쓴맛이 난다
여긴 언제부터 따뜻했을까
그는 언제부터 여기에 없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