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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오늘도

소소한 일상

by 앤노트

나의 첫 직장은 학원이었는데 첫 타임반 때문에 새벽에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

직장이 멀었던 나는 새벽 5시대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했다.

해가 뜨기 전 캄캄할 때 출근을 하면 이상하게 서러운 마음이 든다.

알람이 울릴 때도 머리를 감을 때도 옷을 입을 때도 나가기 직전까지도럽다.

그런데 일단 문밖을 나서면 그렇지가 않다.

심지어 지하철 안에는 사람들도 많다.

길거리에는 지하철로 버스로 바쁘게 몸을 움직이는 동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원에 도착해 문을 열면 들어오는 첫 타임의 수강생들. 대부분은 첫 타임 수업을 듣고 인근 회사로 출근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선생님들과 직원들, 아르바이트생들. 모두 그 초롱초롱한 첫 타임 수강생들을 위해 같은 시간 부지런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나는 떠나왔지만 그곳은 여전히 그때처럼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을 것이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와 퇴근시간이 비슷한지 매번 같은 이사트럭을 도로에서 마주친다.

매번 힘들었다고 투정 부리는 회사 일과지만

저 이사트럭을 타고 퇴근하는 분들만 할까.

이사 한 번 하면 내가 짐 나르는 게 아닌데도 그렇게 힘든데 그 기 빨리는 일상을 직장으로 루틴처럼 치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어떤 일이든 똑같지.

아르바이트까지 생각하면 나는 진짜 열손가락이 부족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해봤지만 단언컨대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결론은,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부디 이 밤이 모두에게 평온하고 따뜻한 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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