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의 손길 -소유(所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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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생각은 복잡하게 엉키고, 하는 일마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틈을 비집고 어두운 상상이 스며듭니다.


모든 것을 잃고, 굶주리고, 헐벗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일인데도,

그 상상은 생생하게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왜 이런 두려움이 찾아오는 것일까,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생존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었습니다.

소유가 사라지면 내 존재가 무너질 것 같은, 깊은 곳에 새겨진 공포.


그 거짓 두려움과 맞서기 위해, 저는 한때 '믿음재정'이라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모든 소유를 내려놓는 훈련이었습니다.


그 훈련을 떠올리며, 오늘 소유(所有)라는 단어를 함께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所(소)는 지게문 호(戶)와 도끼 근(斤)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도끼로 나무를 찍어 터를 닦고, 문을 세울 자리를 정하는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所는 단순히 물건이 놓인 장소가 아니라,

내 인생의 자리, 가치관의 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有(유)는 손과 고기(肉)가 결합된 글자입니다.

제사 때 귀한 제물을 손에 들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경건한 모습에서,

'가지다'는 의미가 생겨났습니다.

단순히 손에 쥔다는 뜻을 넘어, 소중한 무언가를 정성스럽게 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글자를 합쳐보면,

소유란 내 가치관의 토대 위에서,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소유하며 살아갑니다.

재물과 명예는 물론, 인간관계, 감정, 심지어 나 자신까지도 소유하려 합니다.


하나님은 이것들을 누리도록 허락하십니다.

그러나 소유에 매이는 순간, 집착이 시작됩니다.

그 집착은 우리 무의식 깊은 곳에서 이렇게 속삭입니다.


소유가 사라지면, 너는 비참해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거짓말입니다.


하나님 없이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될 때,

불안과 빈곤의 마음이 더 많은 것을 집착하게 만들고,

결국 잘못된 소유의 욕망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가치관은 다릅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필요에 따라 공급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 토대 위에서 소유할 때, 비로소 집착이 아닌 감사로 품을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공급자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빈곤한 마음으로, 집착의 손으로 무언가를 쥐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설령 모든 것이 사라지는 상황이 온다 해도,

공급자이신 그분만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비참해지지 않습니다.


오늘도 잃을까 봐 두려워 손에 힘을 주고 계신가요?

그 손을 펴서 주님께 드려보세요.

진정한 소유는 내가 꽉 쥐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이신 그분께 붙들리는 것임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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