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연기를 하며 살아간다.
이익을 얻고 잃고 다시 만들어내는 철저한 이해관계 속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가면을 쓴 채 진정한 자신을 숨긴다.
마치 끝없는 무도회 속에서 처절히 춤추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회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그 가면을 완전히 벗는 것도 아니다.
자본의 가면을 벗으면, 또 다른 ‘멋’의 가면을 쓴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누군가 다른 이로써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렇다면 ‘연기’란 과연 무엇일까.
수많은 일상의 연기자들 속에서 우리는 점차 본모습을 잃어가고,
남은 것은 오직 연기하는 자아뿐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진정한 ‘연기’라 부를 수 있을까?
연기란, ‘나’라는 유일한 존재가 잠시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누군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결국 연기 속에서도 ‘나’는 남아 있어야 한다.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 사회에 자신을 녹여내야 한다.
때로는 구성원으로서 규범을 따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회적 역할’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회가 나와 같은 시각을 지닌 것은 아니고,
인간이 각기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기는 피할 수 없으며,
때로는 그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연기가 바람직할까?
바로 자신이 중심이 된 연기다.
단순히 ‘다른 이’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판단, 논리와 결정을 바탕으로
그 사회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연기가 끝나면 반드시 ‘나’로 돌아와야 한다.
잘못된 연기에 깊이 빠져드는 것은 위험하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단순히 경험을 공유하던 인플루언서가
조회수와 인기의 유혹에 빠져
사치스러운 ‘누군가’를 연기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자신을 버리는 일이다.
그가 아무리 스스로를 위해 연기한다고 해도,
결국 자신을 낮추고 허상의 ‘누군가’가 되어버린다.
결국 연기란,
항상 같은 소프트웨어가 그때그때 맞는 하드웨어를 입는 것과 같다.
연기를 통해 ‘자신’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성장한다면,
그 연기는 분명 긍정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