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라는 세계의 연결점

by 조용한 망상

문자라는 것은, 우리의 심상세계 저편에 존재하는 ‘의미’를 실체화하는 도구일까.
진지한 이야기든, 과학적인 이야기든, 문학적인 이야기든,
심지어 그것이 풍문에 불과한 어떤 이야기일지라도,
결국 그 이야기가 이 물리적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모를 그 누군가가 자신의 심상세계 속에서 상상을 통해 떠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는 실체가 없다.
그저 한 사람의 깊은 심상세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작은 세계일 뿐이다.

그런 세계가 이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상으로 머무르지 않고,
그 이야기가 문자라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도구를 통해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비유하자면, 인간의 영혼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영혼이 실체 없이 정신세계 속에서 그 사람을 드러내듯,
이야기 또한 심상세계 속에서는 실체 없이 존재하다가,
문자라는 실체를 통해 이 물리적 세계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계는 단방향이 아니다.
우리가 문자를 통해 의미를 세상으로 내보내듯,
세상의 의미 또한 문자 속을 타고 우리의 내면으로 스며든다.
종교의 경전이나 철학자의 문장을 읽을 때,
우리가 단지 글자를 보는 것에 머문다면 그 속의 영혼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한 글자, 한 문장을 곱씹으며 그 의미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
문자 속의 영혼이 우리의 심상세계에 들어와
‘깨달음’이나 ‘성령’이라 불리는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결국 언어란 인간의 영과 육을 이어주는 신성한 도구다.
그것은 의미와 실체, 내면과 외면, 인간과 세계를 하나로 엮는 다리이며,
우리의 생각이 세상에 태어나고, 세상의 진리가 다시 우리 안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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