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경

by 은령



어두운 하늘에서 혼자 밝은 것이


부끄러울 것 같아


엄지손가락 뒤에 슬며시 숨겼어.




그러자


엄지손톱 위에 작은 초승달이 떠올랐지.


희고 창백한 달님이


내 안에서 자라기 시작한 거야.




손가락 네 개로


엄지손가락을 감싸 쥐었어.


무슨 일이 생겨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가슴에 품었어.




가슴에 담긴 초승달이


보드라운 우윳빛 반달이 되어


부끄러운 이를 비추었어.




달빛을 머금은 그이 얼굴이


보름달같이 빛나면


그 환한 얼굴에


비로소


가 비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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