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스트레스는 나의 힘

by 초코파이

1. 나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고 생각했다. 크게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편임을 몇 년 전에 깨닫게 되었다. 몸이 자주 아프고 잘 낫지도 않고 그랬다. 한의원에서는 화병일지도 모른다고 그랬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으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2. 언젠가 남동생이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월급은 자신이 한 달 동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니고 한 달 동안 욕을 얻어먹는 값이라고... 직장인에게 월급이란 한 달 동안의 과한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는 값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3.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스트레스를 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참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내가 참고 있는 줄도 몰랐다. 관리를 해야 하는데, 관리하는 법도 몰랐다. 그러면서 나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담자의 스트레스와 감정 이런 것들을 공감하고 느끼면서 정작 나의 감정은 모르는척하고 잘도 살았다. 그 스트레스를 모르는 척하고 산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나도 힘들다고 말할 자신감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렇게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스트레스들은 결국 병이 되기도 하고, 나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근원이 되기도 했다.


4. 그렇게 없던 병도 생기게 하게 월급을 줘야 할 만큼이나 스트레스는 안 좋은 것이지만,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하지만 사람은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 수는 없다. 오히려 스트레스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게 하고 성장시킨다고 말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연구한 캘리 맥고니걸은 스트레스의 힘이라는 책에서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스트레스는 다르게 작용한다고 했다. 결국 스트레스는 나에게 도움이 된다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었다. 스트레스는 나의 힘이라고 생각해야 되겠다. 집안일을 하기 싫어도 '이것은 운동이다. 칼로리 소모의 최적정 운동이다. 나의 근력을 키우고 지방을 태워주는 운동이다.'라고 생각하면서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일이 하기 싫을 때도 '이것은 나의 성장을 위한 공부이며 나의 미래를 위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5. 그렇다고 억지로 그렇게 생각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스트레스가 나의 힘이라는 말은 스트레스의 힘이라는 책에서 그렇게 말해서가 아니라 나는 힘든 순간마다 이걸 견디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야. 이건 나를 성장시킬 거야라고 버티는 주문을 해왔던 것 같다. 그것을 이겨냈을 때의 희열도 있었다. 힘든 순간이 오는 것도 좋은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좋은 일이다.


6. 좋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로또에 당첨되어서 큰돈이 생기게 되어도 스트레스가 생긴다고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7. 스트레스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쌓아두면 병이 된다. 사실 그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다. 화초 하는 가꾸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가꾸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스트레스 해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한다. 달리기, 걷기, 피아노, 수다 떨기, 잠자기, 반신욕, 책 읽기, 핸드폰 게임, 영화보기, 노래 부르기 등등 많지만 주로 운동으로 하는 편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은 달리기이다. 물론 달리기를 할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단 보통 새벽 달리기를 하는 편인데, 밖에 나가는 것부터가 스트레스이다. 나는 너무 나가기 싫지만 나에게 일단 양말을 신어보자, 일단 밖에 나가보자. 일단 걸어보자 등의 말로 살살 달래 가며 움직여 본다. 그러다가 좀 뛰면 힘들고 뛰기 싫은 순간이 있다 걷고 싶거나 내가 목표한 거리를 채우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숨도 가쁘고 몸도 무겁고, 발목이나 발바닥도 아픈 것 같다. 무릎도 당연히 시큰거리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순간을 넘기면, 지구 끝까지라도 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시간이 온다. 그 시간까지 묵묵히 버티는 것이다. 달리기 하는 과정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끝나고 나면 스트레스가 뭐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시원하고 상쾌하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8. 일을 할 때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집중해야 되지만 내가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고, 고도로 집중을 해야 하는 순간, 내가 너무너무 바빠서 이것저것 허둥거릴 때, 시간에 쫓겨가면서 일을 할 때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나는 역설적으로 일을 좋아한다. 누가 어떤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사실 너무 하고 싶다. 그렇지만 막상 할 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지만 다음에 누가 또 일을 하자고 하면 너무 하고 싶다. 과부하를 받고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지만 또 일을 만든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왜 그러는지 모른다.


9. 이 정도 되면 스트레스 중독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일 중독일 수도 있다.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을 마치고 나서의 성취감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스트레스와 싸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싸움닭일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화가 많은 사람일 수도 있다.


10.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뒷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경직된다고 한다. 나는 항상 어깨가 딱딱하다. 그런데 내 어깨가 딱딱하다는 것은 나만 안다.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스트레스는 나의 힘이다. 반려스트(레스)는 길들이고 보살펴서 내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 어여삐 여기고 잘 돌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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