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오늘 어땠어?" 대신 할 수 있는 질문들
(사진 : pexels의 amber currin)
딸을 가진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집 밖에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많이 알고 있던데, 아들 하나를 둔 저는 우리 아이의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친구를 새로 사귀었는지, 학원은 어떻게 다녀왔는지 궁금한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질문을 조금 바꾸어 보면 좋다고 해요. 늘 같은 질문만 하지 말고 조금 더 창의적인 질문을 하면, 모호하던 아이와의 대화를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대화로 바꿔 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 어땠어? 학교 재미있었어?" 대신 할 수 있는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1. 오늘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야?
이 질문은 아이에게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혹시나 아이가 부정적인 면에 자주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면 긍정적인 순간을 나누도록 대화를 이끌어 주세요. 점심 시간이나 쉬는 시간처럼 짧은 순간이더라도 아이에게는 하루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즐거웠던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고, 아이가 어떤 순간을 인상깊게 기억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됩니다.
2. 오늘 어떤 일이 너를 놀라게 했어?
놀라운 일은 다양한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친구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거나, 수업 시간에 새로운 활동을 했다던지 하는 모든 일들이 놀라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하루의 사건을 되돌아 보면서 놀라웠던 일을 떠올리고, 흥미로웠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질문입니다.
3. 오늘 누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어?
이 질문은 아이의 하루에 대해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친구가 단원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거나, 피구 시합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경쟁적인 상황을 만들기보다, 다른 친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마음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4. 오늘 스스로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어?
다른 사람의 성취를 인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취를 기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사소한 일이더라도, 용기를 냈거나 친절한 행동을 한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존감을 스스로 높이고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5. 오늘 어떤 일이 더 잘 풀렸으면 좋았을 것 같아?
부정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이렇게 우회하여 질문하면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미래에 더 나은 선택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6. 오늘 새로 배운 재미있는 것이 있어?
이 질문은 아이가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줍니다. 특정 과목이나 학습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어떤 것을 배웠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학습과 무관하게 세상으로부터 배우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7.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뭐 했어?
쉬는 시간은 아이들의 사회적인 발달과 신체적인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친구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여럿이 함께 어울렸는지, 혼자 놀았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 아이의 주변 친구들이 최근에 어떤 놀이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꼭 친구와 놀아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밖에 '오늘 누구에게 친절을 베풀었어?', '학교나 학원에서 새롭게 해 보고 싶은 활동이 있어?', '오늘은 어떤 실수를 하고, 그것에서 어떤 것을 배웠어?'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주의할 점
아이에게 질문을 했다면, 가능하면 눈을 마주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진심으로 대화를 경청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존중 받는 느낌을 받고, 더 열린 마음으로 부모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줄 것입니다.
또, 질문을 할 때는 적절한 타이밍을 선택하세요. 아이가 학교와 학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쉬고 싶을 때라던지, 부모가 저녁 식사를 바삐 준비하고 있을 때 등은 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 힘듭니다. 휴식을 취하고 할 일을 마치고 모두 편안해진 상태에서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질문만 하지 마시고 부모의 경험도 함께 나누어 주세요. 부모가 실수하고 그에 대처한 경험, 여가를 보낸 이야기,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었거나 도움을 받은 이야기를 듣고 아이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바른 삶의 태도를 배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바로 해결책을 제시한다거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한다거나, 잔소리를 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문제를 스스로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들어보고,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정적인 감정도 함께 들어주고, 감정을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부모에게 말하려는 열린 마음을 닫아버릴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눈맞춤이 어렵다면, 식사를 하거나 간단한 활동을 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색칠하기, 산책하기 등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면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항상 모든 대화가 진지하고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부모가 깊은 사랑을 가지고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