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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an 14. 2024

2024년 1월 13일 식도락 음식 일기

우리는 엄마표 빨간 떡볶이는 싫어요! 그래서 간장떡볶이!

묵은쌀로 가래떡을 뽑았다.

일부는 바싹 말려서 

떡집에서 아예 떡국으로 썰어오고

일부는 집으로 가져와서 위생 비닐을 깔고

가래떡에 있는 수분을 살짝 날리기 위해 

널어놓았다. 

서로 붙지 않을 정도로 수분을 날린 가래떡은

5센티가량의 길이로 썰어 비닐팩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반찬이 뭔가 확실하지 않을 때

오늘같이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면 

한 끼 넘기기에 좋다.

"떡볶이 만들어서 저녁 먹을까?"

"아뇨" 단칼에 돌아오는 답이다.


요즘에는 배달로 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정말 많다.

그러나 우리 집은 시골이라 

배달 자체가 아예 되지 않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엄마인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일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만들어주는 음식 맛이 

전부인 줄 알고 잘 먹어 주었다.


그런데 

중학교를 시내에서 다니기 시작하면서

같은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조리법에, 다양한 맛을 내는 소스의 음식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 ㅇ ㅇ 해줄까?'를 물었을 때

우리 아이들의 입에서

"아뇨, 됐어요."라는 빠른 답을 듣는 음식은

유일하게 빨간 떡볶이다.


직접 농사지은

태양초 고춧가루에,

엿기름을 진하게 우려내고 찹쌀을 넣어 졸여서 

조청으로 만든 고추장은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좋은 것으로 만든 떡볶이가 맛이 없어 싫다고!!

나는 맛있기만 한데......


딸과 아들은

프랜차이즈 떡볶이를 먹을 때 

코에 휴지를 말아 넣고,

연신 휴지를 뽑아 눈물을 닦으면서

매운 떡볶이를 먹는다. 

꼭 먹어야만 하는 음식도 아니고,

억지로 먹어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하면서 먹을 만큼 맛있을까?



육수를 뽑고,

매운 청양고추를 넣고,

고추장 대신 고운 고춧가루를 넣어

빨간 떡볶이를 만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답은 돌아오지 않고

'떡볶이는 사서 먹는 게 국룰'이란다

그 이후로 딸과 아들을 위한

빨간 떡볶이는 만들지 않았다.


맛없다고 하는 음식을 

연습하고 노력해서

잘 만들어 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적당하게 굳은 가래떡에 

소고기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간장떡볶이를 만들기로 했다.  


<간장 떡볶이 만들기>

* 뽑아 둔 육수 1컵에

   마늘 5알, 진간장 3T, 매실청 2T, 설탕 2T,

   참기름 1T, 후추 약간, 소금 약간으로 

  소스를 만든다.

* 그릇에 가래떡, 2cm 너비로 썬 소고기를 담고

   그 위에 만든 소스를 뿌리고 냉장고에서

   1시간 정도 두었다가 팬에서 익히면 된다.

   이때 당근, 대파를 굵직하게 썰어 넣고 

   입맛에 맞게 간을 조절하면 된다.

익힐 때 

가래떡을 한 입 크기로 잘라주면

양념도 잘 베이고

먹기도 편하다. 


한우가 들어간 떡볶이라 그런지

모두 잘 먹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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