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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8일 식도락 음식 일기

시원한 맛과 아삭한 맛이 일품인 양대파 김치

by 모모

이제는 아까운 양파가 썩어 먹지 못해 버릴까 봐 걱정할 염려가 사라졌다.

썩은 양파, 싹 난 양파 하나를 심으면

6개의 양대파로 탄생을 한다.


우리의 아픈 몸도 양대파처럼

자고 나면 새 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해 겨울 영하 8도까지 온도계가 내려가면서

많은 것들이 얼었었다.

한알 한 알 스타킹에 넣어 걸어 두었던 보라 양파를

기온이 심하게 내려갈 때

머릿속으로는 집안으로 들여놓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두 번 다 놓치고 말았다.


3월이 되어서야 매달아 놓았던 양파를 떼어보니 싹이 나고 물러 못 먹게 생겼다.

밭 언저리에 버리고 며칠 지난 후

TV에서 부자농부 방송에서

처녀 농부가 귀농한 첫 해에 우연히 동네에 버려진 양파를 심게 된 계기가 바로 양대파의 탄생이었다

급히 밭으로 가서 물러서 썩고 싹이 많이 올라온 양파를 밭에 심어 두었다.


세상에!!

한 개를 심었는데 6개가 구를 형성해서 떡 버티고 자랐다.

뽑아보니 요렇게 참하고 예쁜 양대파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아쉽게도 썩고 물러진 양파 사진을 찍어놓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듬어서 씻었더니 반짝반짝 자수정 같다.

깨끗하게 세척 후

잎과 뿌리를 5cm 길이로 자르고

머리 부분은 반으로, 조금 더 크면 1/4로 잘라 양념이 잘 베이게 해 준다.

김장 양념 2 국자. 멸치젓갈 30ml, 올리고당 2T, 통깨를 넣어 잘 버무려 주면 끝이다.

양대파는 부드럽기에 따로 절이지 않고 바로 양념으로 버무리면 된다.

세상에 만사에 시원한 맛과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따뜻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금세 밥그릇이 빈다.

양파의 시원하고 달큼한 맛과 대파보다 부드러운 식감으로

입맛을 돋우는 반찬이다.


썩힌 감자로 전분을 만들어 요리에 활용하고,

썩고 물러진 양파를 다시 흙에 심어

양대파로 다시 식탁에 오르는 훌륭한 재료가 된다.


양대파김치를 먹으면서 연신 놀라는 표정을 짓던 딸이

누구, 누구에게 나누어주고 싶다고 한다.

내 딸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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