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1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더 어렵다는
취준생이 우리 집에도 있다.
오전 7시 30분에
점심, 저녁 도시락을 들고 집을 나서면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딸을 위해
엄마인 내가 해줄 수 있는 그 무언가이다.
어렸을 적에는 해줄 수 있는 게,
해주는 게 참 많았던 것 같은데.
도시락에는
주식인 밥과 과일, 피로 회복을 위한 음료를 준비해서 보낸다.
오늘은 새우 파프리카 볶음밥, 무항생 삶은 계란, 묵은지, 망고, 골드키위이고
피로 회복을 위해서 레몬청과 모과청을 혼합해서 만든 음료를
보온병에 넣어 보낸다.
마늘종은 1cm로 총총 썰고, 손질한 새우는 먹기 좋은 길이로 썬다.
노랑, 빨강 파프리카는 반으로 잘라 씨앗 부분을 발라낸 후 물로 한 번 씻어 1cm 두께의
길이로 썰어 다시 1cm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팬에 올리브유를 3T를 두르고 마늘종을 파릇한 색이 날 정도만 볶은 후
새우를 넣고, 소금, 후추를 뿌려주고 볶아준다.
새우가 익으면 파프리카를 넣고 살짝만 볶다가 밥을 넣고 섞으면서 볶는다.
굴소스로 마무리하고
불을 끈 후 통깨, 참기름을 넣고 잘 섞는다.
도시락에 볶은밥을 담은 후 딸이 좋아하는 삶은 밤을 올려 주었다.
공부는 본인이 필요했을 때 하는 건가 보다.
공부를 하지 않을 때는 안 한다고 잔소리하고
이제는 몸을 사리지 않고 공부하는 딸이 안쓰러워
건강 챙기면서 하라고 잔소리다.
딸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을 하기까지
도시락 싸는 기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겠지만
이 시간도 딸과 나의 아름다운 시간이고
훗날,
딸이 엄마가 되어
도시락을 싸는 엄마를 기억할 때쯤에는
넉넉하고 여유롭고 평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늘종은 요리에 참으로 요긴하게 쓰이는 재료이다.
5월 20부터 마늘종이 나는 철에 넉넉하게 구입해서
길이를 2cm, 5cm로 썰어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볶음밥, 멸치볶음 등에 사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