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love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해외로 출장을 가기 위해서는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오후에 출국하는 일정이라면 당일 아침에 올라가면 되지만, 출국시간이 오전이라면 하루 일찍 서울에 올라가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서울에 부모님이 계시기에 서울에서의 하룻밤은 행복했다.
연로하신 어머니는 연락도 없이 들이닥친 아들에게 고기반찬을 내어주시고, 허리가 아픔에도 한사코 이부자리를 만들어주셨다. 결혼하고 나서 일 년에 두 번 명절 때에만 찾아오는 아들이 불쑥 찾아왔는 데에도 집을 떠나기 전까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계속해서 살펴봐주셨다.
‘이런 것이 진정한 사랑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매번 올 때마다 기력이 약해지시는 부모님을 볼 때, 이런 따뜻한 사랑을 얼마나 더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아!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정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구나.’라는 말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나의 두 아이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내가 정말 고생이 많았는데,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이 언제 커서 사람 구실을 할까, 걱정도 되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대나무처럼 쑥쑥 커가는 아이들을 크게 만들어버리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먹으면서 어머니는 어머니의 나이보다 그분의 아들과 딸이 이제 마흔이 넘어가는 것에 마음이 너무 안쓰럽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의 두 아이중 첫째는 내년에 중학교에 들어간다고 하니, 더욱 안쓰럽다고 하셨다. 두 아이는 곧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성인이 되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집을 떠날 것이다.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데, 그 주어진 시간 동안 온전하게 사랑을 나누기에도 바쁜데, 가끔 부족한 배려와 사랑으로 나의 입에서 나온 가시도친 말들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사랑을 받고 또, 사랑을 내어준다. 부모님께 받은 한 없는 사랑 중에 지극히 일부라도 돌려드리고, 그 사랑의 씨앗에 나의 사랑을 보태어 자녀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이 따뜻함을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염평안 님의 “사랑은”이라는 곡이 떠오른다.
사랑은 믿는 것 믿음을 주는 것
사랑은 손 내미는 것 손 잡아주는 것
사랑은 기다리는 것 기다리지 않게 하는 것
사랑은 주는 것 바라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