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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킬로그램 Jul 22. 2024

30대

생각하면 할수록 인생에서 30대는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잘 모르던 때는 인생은 초반만 중요하다 생각했다. 나의 출신대학이 나아가서는 나의 직장의 네임 밸류가 나의 모든 걸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그땐 그 모든 걸 결정하는 직장과 학교를 위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그리고는 다시 뛰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미 목표하던 것은 이뤘으므로.


방황하던 순간들을 지나, 그다음엔, 인생에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에서의 과제란 매 순간 주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 순간에 이룬 성과가 나의 전부를 대표하지는 않았다. 매 순간은 매번 이뤄야 할 과제들이 등장했고, 난 그걸 달성하며, 나를 증명해야 했다.


더 시간이 지난 지금은, 매 순간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내 삶의 방향을 지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그게 내 생각엔 30대 인 것 같다.

남자의 인생이란 취직 이후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 전까지가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는 순간 같다. 아이가 생긴 후에는 아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아이에 대한 책임은 가볍지 않기에, 그 책임을 다하면 시간과 행동에 제약이 생길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생긴 후의 퇴사나 이직도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남자에게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러면 취업 후 아이가 생기기 전 그러니까, 20대의 끝무렵과 삼십 대 중반까지가 개인의 활동 반경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삶은 경쟁이기에, 이 시기에 누군가 앞서가면, 상대적으로 난 뒤에 있다. 자유로운 시기인 만큼 서로의 거리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난 이 시기를 좀 더 잘 보내려고 한다. 여태 주어진 일을 다하고 집에서 편히 쉬는 인생을 살아왔다. 이런 나를 반성한다. 좀 더 경쟁력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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