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내리는 날

by 최점순

늦가을 비 오는 아침, 쌓인 나뭇잎 밟으며 걸어봅니다

그리도 찬란히 예뻤던 단풍잎은 땅에 쌓이고 쌓여서

빗물을 끌어안고 바람에 나뒹구는 그대들이여!

차마 밟기조차 안쓰러워 이리저리 피해서 걸어봅니다

찬바람에 앙상한 가지들, 바르르 떨며 겨울을 견디면

봄이 되면 연두 빛 여린 잎으로 우리를 마냥 희망으로 채워주었던 그대들이여!

한여름 매미소리를 품고 울창한 그늘로 시원하게 해 주었고

가을엔 곱디고운 단풍으로 찬사에 찬사를 보내지요

이제는 "낙엽"이라 불러보는 그대들이여!

빗물에 뒤 석이 기어 헝클어진 그대 모습을 나는 사랑 합니다

가슴 쩡하도록, 뜨거운 눈물 되어 온 마음으로 그대들을 품습니다. 이르듯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픈 행복을 사랑하나 봅니다

밟히고 부수어져 한웅 큼 누구에겐가 밑거름 되어 줄

알록달록 물들인 그대들의 고운 빛깔에 눈이 시립니다.

쌓이고 쌓인 나뭇잎이여! 사랑한다 말을 걸어오는 그대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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