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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원 Mar 03. 2024

기적으로 살아난 이야기

운전 조심조심!

바야흐로 7년 전이다.          

이문동 근처 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자기 계발을 위해 논술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하고, 교육을 받으러 성신여대 근처로 가는 중이었다.          

11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아리랑 고갯길이다.         

골목길이어서 내비게이션을 자세히 보고 "여기가 어디지?"라며 한숨을 쉬며 도통 모르는 초행길을 가고 있었다. 논술 자격증 취득하는 곳이 무슨 골목길인지 씩씩대며 입이 반쯤 나왔다.

    


아핫 그런데 오르막길에서 내비게이션이 꺼진 것이다. 황당한 순간 나는 오른쪽으로 시선을 틀었는데 부동산이 있었다. 마음이 급했는지 길을 물어보려고 나는 차 문을 열었는데      

그때 side brake를 안 올리고 hand brake를 드라이브로 걸어 놓은 것이다.       


    


반쯤 열린 차 문, 내 몸이 반쯤 밖으로 나와 차와 함께 언덕길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난 죽는구나! 주님. 하나님. 할머니. 할아버지" 부르며 눈을 감았다.          

그런데 내 뒤에서 누군가 천사인지 내 몸을 들어 올리는듯했다. 그러다가 차는 전봇대에 부딪혀서 멈췄고,     

나는 차 밑에 들어가 있었다. '차 밑에 사람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갈 텐데 말이다.          



경찰서 앞이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차를 들어 올렸고, 나는 구사일생으로 걸어 나와 도로 턱에 앉았다. 누군가 착한 시민님께서 구급차를 불러주셨고, 병원으로 가게 되었다.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것도 없이 멀쩡했다.          

무릎에 타박으로 멍투성이였고 얼굴에는 피가 났었다. 남편이 데리러 와서 집으로 무사히 도착했다.     

엄마 아빠도 많이 놀라셨고, 딸도 유치원 다녀온 후 무슨 영문인지 당황스러워했다.         

교통사고는 후유증이 심하다고 하더니 온몸이 쑤셔댄다. 가슴 중간 부분은 더 아팠다. 그래서 집 근처 병원으로 갔다. 엑스레이를 또 찍어봤지만,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진 않았다.        



한편     

여기저기에서 개명하라고 한다. 나는 내 이름이 좋은데 어찌 되었든 개명하게 되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선하다.         

나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살아난 것이 기적이다.               

무사고 10년인데 대형사고를 겪고 나니 '최대한 조심 운전해야겠다.'     

거리가 먼 곳은 더더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겠다.               

"인생의 기적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 하지만 운전할 때 침착해야 한다. 특히 side 브레이크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은 안전하게 업그레이드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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