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유행했던 코로나에 걸렸다.
갑자기
신랑이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한다. 열이 펄펄 나고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아파도 저 정도로 아픈 적은 없었는데... 너무 아파 보여서 마음이 짠 했다.
반쯤 올라간 블라인더 사이로 우울한 회색빛을 드러내는 햇빛이 잠을 깨운다. 신랑이 출근을 겨우 했는데 전화가 왔다. 코로나 걸렸다고 한다. 회사에서 동료직원이 걸렸다며 뭔가 불안해서 검사해 봤는데 '양성'이라고 한다.
두둥
우리 모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집 근처 보건소에 가게 되었고, 코로나 검사를 해봤는데 '양성'인 것이다. 그때는 아주 심각했다. 요즘에 코로나는 감기 비슷한 증상이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걸린 듯 하지만
바리바리 짐을 캐리어에 챙겨서 집을 나섰다. 집 앞에 엠뷸런스가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처음 타본 엠뷸런스 한국전력 공릉으로 가게 되었다. 신랑은 태릉선수촌으로 하루 전에 입성했다. 출입문을 들어서자 약 30평 되는 곳으로 펜션에 놀러 온 것 같았다.
큰 봉지 두 개에 생필품 샴푸, 린스, 비누, 물 1.5리터, 간식 등 가득 차 있었다. 침대가 두 군데 있었고 화장대 같은 책상이 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불도 있었는데 촉감도 부드럽고 Tv도 너무 좋아 보였다.
창밖에는 나무가 많았고 조용했다. 밖으로는 나가지도 못하고 때 되면 3끼 모두 제공되었는데 아침에는 요거트 빵 시리얼 점심 저녁으로는 도시락이 나왔다. 세상 편했다.
나는 그 와중에 온라인 수업을 해야 돼서 수업을 녹음했다. 비가 오면 빗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오고,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얗고 우리 모녀는 음악도 들으며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10일 푹 쉬고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나 다음에는 또 어떤 것으로 세상을 뒤엎을까
좀비 바이러스 감염병이 나타날 것인가
무한 궁금증이 생긴다.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