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의 봄날
나는 삶이라는 긴 여정을 걷는 나그네이고
머무는 곳마다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운명이오.
내가 사랑한 것들은 늘 내 곁을 스쳐 지나갔고,
당신 또한 머지않아 먼 길을 떠날 것을 알고 있소.
삶은 찰나의 계절처럼 스치고,
언젠가 나도 이 육신을 벗어 덧없는 강을 건너겠지요.
끝끝내 이 세상에서
내가 머물 곳은 그 어디에도 없겠구려.
하지만 그대여, 비록 머무를 수 없는 인연일지라도
스치는 순간마다 진심을 담아 살아가기를 바라오.
나는 당신과의 짧은 만남 속에서도 따스함을 남기고,
떠나는 날엔 미련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가고 싶소.
그러니 우리가 함께한 순간들이
영원의 조각처럼 마음에 남기를 바라오.
비록 나그네일지라도, 스쳐간 자리마다
작은 의미 하나쯤은 남기고 싶소.
그러니 그대여,
스쳐간 자리마다 나를 기억해 주오.
바람처럼 머물다 간 이름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