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하고 있는 행정복지센터에 이번에 내 밑으로 새로운 신입이 담당 공무요원이 배치될 거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과장님은 나에게 인수인계를 맡아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알겠다고 했지만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자기소개를 하고 나에게 사적으로 많은 질문을 하게 될까 봐 신입 공무요원이 오기도 전부터 나는 피곤함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오기 전에 그런 생각을 하였다. 남자만 아니기를 나는 그렇게 세상과 담을 쌓아가며 살아가면서 친구가 없어도 외롭지 않고 누군가 나를 욕해도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남자인 사람이 말을 걸면 불편했다.
그 이유는 남자가 말을 걸어오면 나는 불편해하며 말을 이내 끊었고 그런 이유들로 인해 나는 남자를 지독하게 싫어하는 사람 남자한테 상처가 많은 사람 등 다양한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저 나는 사람들에 대한 상처가 많아 관계를 회피하려고 했을 뿐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다 다짜고짜 내 상황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구구절절 하기는 싫었기에 그런 많은 구설수 속에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애초에 감정을 교류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 새로운 담당 요원이 모습을 비추었다. 나는 급히 심기가 불편해졌다. 웃는 얼굴로 아주 해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분명 내게 엄청 난 말을 걸어올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이니 웃으며 말해주어야 하지만 사적으로는 절대 엮이지 않았으면 싶은 생각이 밀려들어왔다.
역시 아니 다를까 그 남자는 내게 말을 건네왔다. 아주 해맑게 말이다. 나는 웃으며 애기 하지만 속은 벌써 지쳐 버렸다. 그렇게 인수인계를 하며 출신 지역 학교 공무원이 되려 했던 이유들 정말 내 인간관계 가치관에선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들만 주고받다. 그러 던 중 그 남자는 내게 의미 심장한 질문을 하였다.
"선배님은 사람상대하는 것이 많이 불편하죠? 저도 사실 그래요 일이라 그렇지 끝나면 뒤도 안 돌아봐요" 나는 그 말을 듣고는 한참을 생각을 하였다. 처음 보는 몇 마디 안 나눈 나를 보며 왜 그런 이야기를 하였는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 빠져 있던 중 과장님께서 신입 담당요원과 지역탐색을 위해 동네를 라운딩 하라는 소리를 듣고 차 키를 챙겨 밖을 나가게 되었다.
차 안에서는 정적이 흘렀고. 불편해하면서 무슨 말이라도 건 내려는 찰나에 신입담당 요원이 내게 말을 건넸다. "선배님은 쉬는 날에 이 동네에서 뭐 하세요?" 그렇게 우리는 몇 마디씩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지역탐색을 마저 센터로 돌아오게 되었고. 나눈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지 않는 정말 "일회성" 대화만을 주고받았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가는 방향이 비슷하여 새로운 담당요원 오민태와 같이 버스에 타게 되었고 집을 가는 중에도 오민태는 내게 많은 이야기들을 하였다. 나는 그런 오민태가 신기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난 점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이 남자가 그저 신기하였다. 약점 될 수도 있는데도 그저 해맑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이 남자는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아픔이라는 것이 없어서 이렇게 해맑은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