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날 이렇게 궁금증을 가지고 집에 들어가 잠자기 전 또 그의 생각이 났다. 나를 보면서 웃으며 건넨 인사와 자신의 아픈 속 이야기를 하며 알 수 없는 눈동자. 뭔지 모르겠지만 그가 궁금해졌다. 사람에게 질려버린 내가 처음으로 사람 그것도 이성에 그런 생각이 든 건 처음이라 더욱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남자에게 한 번도 대시를 받은 적이 없냐? 그것은 아니다. 나는 학생시절 공부만 하는 범생이였음에도 꽤나 남자들의 꽤나 많은 관심과 대시를 받은 적은 있었으나. 학생 일 때 오로지 성공해야 한다. "남들 놀 시간에 책을 더 봐야 좋은 대학을 간다"라는 강박으로 인해 그런 관심을 받거나 이성에게 관심을 주는 것 또한 잊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이성에는 눈을 돌릴 시간조차 없었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어 지옥 같은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 그렇게 한참을 가던 중 어제 그 남자 오민태가 보였다. 그 남자는 정말 신기했다. 그 복잡한 지옥철에서 아침시간에 앉아서 가면 행운 지하철 자리를 아무렇지 않게 자기보다 좌석이 필요한 사람에게 털썩 내주는 모습이. 그렇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나는 한참을 오민태를 쳐다보았다.
그러 던 중 오민태와 눈이 마주쳤고 오민태는 내게 인사를 건넸다. 원래의 나였다면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피했을 터인데 그날은 고개가 내려갔다. 그렇게 우리는 몇 분 후 역에서 내려 사람들 사이에서 흩어져 각자의 출근길로 향하였다. 행정센터에 도착해 일을 보려는 중 오민태가 내게 말을 건네어 왔다.
"선배님 어디로 가셨었어요? 같이 갈려고 기다렸는데" 나는 "사람이 많아서 내리니깐 정신없이 뛰어갔다"라며 내 상황을 오민태에게 설명하였다. 그런데 그 말을 하고는 순간 속에서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나는 말을 길게 썩는 게 귀찮아 항상 짧은 단답형 대답만을 하였는데. 길게 이야기하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였다. 그렇게 한참을 일을 하는 중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준 음식이 자기에게만 작다고 왔다는 악성 무차별 민원을 받게 되었고. 그날 나는 과정님에게 모난 소리 듣게 되었다. 과정님과의 대화가 끝나고 기분이 좋지 않아. 옥상으로 향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중 발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