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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May 04. 2021

신화의 주인공들을 만나다

아테네 고고학박물관에 가다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곳.. 그 전설과 보물들을 만나기 위해 아테네 고고학박물관을 방문했다. 

박물관에는 기원전 3000년전 부터 로마시대까지의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곳에서 우리는 인간의 위대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기원전에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실생활 용품들과 비교해 볼때 구식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세밀하고 정교한 금세공품들은 물론 도자기들 마다 다양하게 새겨진 그림들, 넓적한 프라이팬 모양의 용기 뒷면까지 새겨져있는 디자인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아름다운지 그 때 당시 장인들의 예술성과 기교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색감의 조화와 디자인들은 현재의 그 무엇과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고고학 박물관 내부

특이했던 점은 섬세하고 앙증맞은 figure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많은 것들이 그 당시에 어떤 용도로 쓰였을지 궁금했다. 장난감처럼 귀엽고 어떤 것들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게 디자인 되어 있어 마치 여인들의 소지품 같기도 하다. 아이들을 위한 놀잇감이었을까? 아니면 여인들의 장식품이었을까? 나도 하나 쯤은 갖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인 유물도 있었다. 

많은 전시관 들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장소는 제우스를 비롯한 아테나, 포세이돈, 폼페이우스 등 많은 신들이 웅장한 신체로 전시되어 있던 장소였다. 그 많은 신 들 중에서 돋보이는 건 역시 제우스다.

대체적으로 남성은 나신으로, 여성은 옷을 걸치고 있다. 단, 부조에는 옷이 입혀져 있었는데 주로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라 옷을 입은 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벗은 남자의 몸은 신체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기 위해 그렇다고 한다. 

고고학 박물관 방문을 마치고 나오니 광장의 수 십 마리의 비둘기들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 주변에 무리지어 있다. 아마 먹을 걸 기대하나보다. 

나도 갑자기 진한 커피가 생각 나 근처에 있는 Grigorios라는 이름을 가진 그리스 커피 체인점을 방문했다. 친절하게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Grigorios라는 의미는 "speed"를 의미하는데, 매장에 방문한 손님에게 커피를 빨리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설명을 해준다. 덧붙여 커피 맛이 아주 좋다고 부연 설명도 한다. 설명을 듣고 나니 정말 커피가 눈 깜짝할 사이 내 테이블에 놓여있고 게다가 맛도 일품이다.  더 좋은 것은 가격도 저렴하다는 점이다. 다른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보다 일찍 나온것 같다. 기분인가?

커피와 함께 기분 좋은 휴식을 취한 후 매시간마다 열리는 열병식을 보기 위해 신타그마 광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도착하자마자 열병식을 볼 수 있었다. 아무 표정없이 무표정으로 앞만 바라보며 정확한 동작을 취하는 그들이 왠지 사람같지 않고 로봇처럼 보였다. 위엄과 절도있는 그들의 움직임에 관광객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지만 내가 느끼기엔 마치 장난감 병정들의 움직임 같아서 내 마음에서는 감동과 환호가 우러나지 않는다. 

신타그마 광장에서의 교대식

십 여분 했을까? 길지않은 시간의 교대식을 관람하고 우리는 아테네대학교를 지나 숙소로 향했다. 

저녁 식사로 외식을 할까 고민 끝에 수퍼에 들러 수블라키용 돼지고기와 토마토, 채소들 그리고 와인 한병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그리스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괜찮지만 마켓에서 사온 음식으로 직접 해먹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우리 부부는 그 나라 음식 재료를 사서 직접 해 먹는 경우가 많다.  비록 만찬은 아닐 수 있어도 간단히 만든 음식과 곁들여진 와인을 함께 하면 우리들 만의 미슐랭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이아 마을의 선셋을 보러 Santorini로 향하는 날이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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