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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May 06. 2021

그리스 신화에 한 발 더 가까이

제우스신전, 하드리아누스 문, 아크로폴리스

아테네!

여신 아테네에서 따온 이름인지. 아니면 도시 이름에서 신의 이름이 지어 졌는지 여전히 논쟁 중 이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테네에서의 가을 그리고 처음 접하는 아침 공기였다.  상큼하고 쾌적한 한마디로 기분좋은 아침공기이다.

오늘로 아테네에서 사흘째 머물고 있지만 본격적인 아테네 투어는 오늘부터이다.

고대 역사적인 기념물과 예술작품이 집대성되어 있는 아테네.

우리는 자동차 렌트를 하지 않고 걷기로 했다.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테네를 차를 타고 훑어 보고 다니기엔 거리 곳곳에 너무도 소중한 장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걸어 5분 정도면 아테네 국립정원을 산책할 수 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없는 이 공간에서는 새들 만이 여기 저기서 지저귀고, 깔끔하게 정돈된 호수와 다양한 수목들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이 어서오라고 반긴다. 도심 한 가운데 이렇게 넓고 잘 정돈된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아테네 인들이 부러울 뿐이다.

새들도 아침산책을 나왔나 보다. 아테네 시에 있는 아테네 국립정원

정원을 산책하고 숙소로 들어가 간단히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준비라고 해야 간단한 샌드위치와 과일, 그리고 음료수 뿐이지만 여행지에선 무슨 음식이든 맛있게 잘 먹는다. 먹는 일에 긴 시간을 소비하기 아쉬워 보통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메뉴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식사 후 도착한 곳이 드디어 제우스신전이다. 로마의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의해 완성이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파손이 되어 10여개의 대리석 기둥만이 남아있다.

제우스 신전

그리스 신들 중에서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제우스...

영화에서도 책에서도 그의 위엄은 대단하다. 감히 다른 어떤 신들이 결코 대적할 수 없는 절대자로 말이다.

눈 앞에 보인 신전은 이름 그대로 위엄있고 웅장했다. 감동이 몰려온다. 넓은 땅에 우뚝 서있는 자태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에 뭉클거리는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감동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우리는 더 웅장한 기념물을 만나게 된다. 제우스 신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하드리아누스 문(개선문)이 우릴 맞이한다.

"Welcome to Athens!!"  라며 말이다

구도시와 신도시의 경계가 되었다는 하드리아누스 문

역시 사진으로만 보고 말로만 듣던 하드리아누스 문을 눈 앞에서 직접 보니 감동이다. 비록 화려하거나 특별한 디자인도 문양도 없지만 서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엄이 느껴졌다.

이 개선문은 하드리아누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그의 재위기간에 건설이 되었다. 특히 이 개선문은 구도시와 신도시를 나누는 경계가 되기도 했는데 이 곳이 하드리아스 황제의 도시임을 다시 한번 재 확인하고 싶은 의지에서 건설된 문이니 만큼 그 규모도 웅장하다. 파란 가을 아래 위엄있게 서있는 개선문이 강한 인상을 풍긴다.

아테네에 오면 누구나 반드시 방문한다는 아크로폴리스!  이 곳은 아침 8시에 오픈이 된다.

우리에게 이번 여행은 운이 따라주는지 날씨도 최상이고 입장료도 오늘부터 반값이란다. 아마 비수기가 시작되는 즈음이라 그런것 같다.

입구에 들어서자 바로 디오니소스 극장이 내 눈앞에 펼져진다. 많이 파손되어 있지만 웅장하고 화려했던 흔적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기원전 시대에 이런 모임 장소를 만들 생각을 했다니... 이 장소에 모여 연극과 음악을 보고 들으며 많은 시민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겠지? 지금은 텅 빈 곳에 고양이들만이 어슬렁거리는 한가한 장소가 되어 버렸지만 내 귀에는 그 당시 우렁찬 함성소리와 무대에서 기교를 자랑했을 장인들이 눈 앞에 그려진다.

조금 지나니 헤로도스아티쿠스 음악당이 나타난다. 현재는 여름철에 이 곳에서 음악회도 열린다고 한다. 혹시나 관람할 기회가 있을까 했으나 그럴 수 없음에 무척 아쉽다. 다음 방문 땐 꼭 이 곳에서 오페라를 관람하고 싶다. 그 감동 이야말로 무엇과도 비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디오시소스극장-고양이와 나

드디어 유네스코의 상징마크인 파르테논 신전을 만났다. 니케의 신전과 프로필라이의 문을 지나면 웅장하고 고고하게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 아테네가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정복당한 후 파르테논 신전 안에 쌓아놓은 화약 더미를 베네치아가 포격하여 신전이 많이 훼손된 일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더구나 영국인이 신전의 파편을 가져가 영국 대영박물관에 매각을 한 후 지금까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 돌려주지 않아 그리스가 안타까워 하고 있다고 하니 소중한 유물들이 어서 제자리를 찾길 바랄 뿐이다.

비록 완벽한 신전 그 자체는 아닐 지라도 내가 보았던 파르테논은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우람함과 웅장함 그리고 그 자체에서 뿜어 나오는 경외감은 여전히 잔재하고 있었다.

장엄한 자태를 보여주는 파르테논 신전앞에서

바로 옆에는 에렉테리온 신전이 있다. 아테네가 심었다는 올리브나무와 함께 여신들이 받치고 있는 신전..거대하고 웅장하기보다는 수줍은 듯 아담한게 자리잡고 서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압권은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네 전경이었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하얀색으로 색칠되어 마치 도시가 멀리있는 신기루처럼 보이기도 한다.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와 하얀 집들, 그리고 초록의 언덕들...

아테네라는 이름과 걸맞는 분위기랄까?

아크로폴리스에서 본 아테네 시의 전경

신들의 숨결과 감동을 한참 동안이나 느낀 후 드디어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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