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니에 가면 박물관을 먼저 방문하세요

숨어있는 해변 레드비치와 산토리니 고고학 박물관을 방문하다.

by 담소

어제 늦은 밤, 우리는 그리스(Greece) 산토리니(Santorini)에 도착했다.

아주 조그마한 산토리니 공항에 내린 우리는 별다른 절차 없이 마치 버스 터미널을 나오듯 쉽게 산토리니의 땅을 밟을 수 있었고 곧바로 렌터카 회사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친절하게 맞아주는 직원이 무척 고마웠다.

낯설고 깜깜한 시골길을 운전하는 동안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풍경은 눈으로 볼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는 벌써 산토리니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이 스며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음날 아침,

산토리니의 아침은 찬란하고 화려했으며 모든 걸 숨김없이 우리 눈앞에 드러내고 있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이른 가을 아침,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레드비치(Red beach)'로 향했다.

여름 성수기가 지난 레드비치에는 관광객대신 적막함이 자리하고 있다.

해변 주변엔 아담하고 오래된 교회만이 덩그러니 있다.

교회 공터에 주차를 하고 자갈이 많은 높은 언덕을 넘기로 했다.

레드비치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쉽진 않다. 하지만 조용하고 새초롬하게 숨어있는 비치의 매력을 경험하려면 이런 수고쯤이야~~

레드비치란 이름으로 지어진 이유는 비치를 둘러싼 벽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져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붉은 벽으로 둘러싸인 아래 아담하게 초승달 모양의 아주 소박한 비치가 우릴 보고 어서 오라며 수줍은 듯 맞이하고 있었다.

20191103_081458.jpg 산토리니 레드비치

이른 아침이라 해변이 적막하고 파도도 전혀 없는 호수 같은 바다다.

조용하고 어찌 이리도 아담하고 소박한 비치란 말인가.

가을 햇살에 숨어 호수처럼 고여있는 바다, 이런 경관에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바다 한가운데로 당장 들어가고 싶지만 다음 기회로...


레드비치를 뒤로 하고 조금 더 걸어 주변에 위치한 '산토리니 고고학 박물관'을 방문했다.

사실, 산토리니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멋진 바다와 독특하고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하지만 우리는 산토리니의 역사와 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박물관을 방문했다.


운이 좋을 때도 있구나! 11월 첫 주 일요일은 입장료가 무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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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박물관 방문객은 우리가 처음이다.

산토리니를 알아가기에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었다.

'티라'라고도 부르는 이 섬은 화산이 폭발한 뒤에 남은, 활 모양처럼 구부러진 섬이다.

한가운데는 아직도 화산 활동을 하는 네아 카메니(신화산섬)와 팔라이아 카메니(구화산섬)로 나누어져 있다. 화산폭발과 지진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섬이지만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20191103_084752.jpg 산토리니 고고학 박물관 내부

화산 폭발 후 화산 파편에 묻혀있던 도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때 남아 있는 유물들과 유적들이 BC2000년 전의 흔적이라고 도무지 믿을 수 없다.

비잔틴 시대, 헬레니즘 시대를 거쳐온 그들의 문화를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었다.

그 당시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창문을 많이 낸 3~4층의 건물들을 짓고 살았고 크기와 디자인들이 다양한 식기류로 생활을 했으며 심지어는 벽화와 장식 등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를 했던 흔적들도 볼 수 있었다.

예술성이 뛰어난 수천 년 전의 유물들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발달된 기술, 기계에 의지할 수 없고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모든 걸 만들고 이뤄냈다는 것에 놀라움 그 자체다.

그 당시의 흔적들을 지금도 생생히 볼 수 있다는 상황에 충격이었고 그 시대 그들의 능력을 통해 인간의 위대함을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아무리 발전했다지만 과연 기원전 시대의 사람들만 할까 싶다.

20191103_085441.jpg 산토리니 고고학 박물관 내부

산토리니의 역사를 알게 되자 그들의 위대함에 놀랐고 또 한편에선 벅찬 느낌마저 들었다.

'티라'!

지금은 조그마한 섬에 불과한 이곳이 과거에는 거대한 도시국가였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박물관에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방문하는 도시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 지역의 박물관을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는 책 속의 문구가 다시 떠올랐다.

산토리니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기기에 앞서 이 섬에 담겨 있는 티라의 역사에 대해 알고 즐겨야 산토리니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산토리니에 담긴 역사와 흔적들을 무시한 채 단지 산토리니를 아름다운 섬으로만 기억하기엔 너무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우리는 박물관에서 알게 된 지식과 감동을 품고 역사의 현장이었던 산토리니의 화산섬을 내일 방문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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