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네아 스키오니'마을에 오다
우리의 목적지는 테살로니키에서 약 두 시간가량 떨어진 곳으로 할키디키(Chalkidiki)의 카산드라(kassandra) 주에 있는 '네아 스키오니(Nea Skioni)' 마을이다.
아래의 사진 붉은색 점선으로 된 부분이 할키디키(chalkidiki)로 그리스의 '중 마케도니아(Middle Macedonia)' 남부에 위치한 반도다.
할키디키 반도 남쪽에는 3개의 부속 반도가 위치하는데 모양이 마치 손가락 같아서 '3개의 손가락(three fingers)'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중 가장 오른쪽 손가락 모양의 반도는 그리스의 성지 '아토스'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
우리는 세 개의 손가락 모양 중 제일 왼쪽 카산드라(Kassandra) 주의 네아 스키오니(Nea Skioni)에서 일주일 간 머물기로 했다.
다행히도 그리스의 도로는 관광 국가답게 잘 정비되어 있어 숙소까지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도로도 한가했고 잘 관리된 널찍한 도로 양 옆에는 화려한 꽃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삭막한 아스팔트 운전을 기분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그 꽃들의 뒤편 널따란 농지엔 올리브 나무들이 그득하고 올리브 나무를 빼곡히 심어 놓은 넓은 주택의 정원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역시 그리스다.
네아 스키오니로 가는 길 내내 마치 꽃길을 운전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월의 그리스는 어딜 가나 꽃들이 만발했고 눈앞의 깨끗한 해변이 휴식을 취하라고 손짓하는 듯 보인다.
네아 스키오니는 카산드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어촌으로 멋진 해안선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여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마을은 그리스의 유명한 관광지라기보다 현지인들이 주로 살고 있는 조그마한 마을로 관광객들은 카산드라를 관광하며 잠시 들러가는 마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항구를 중심으로 마치 원형극장 모양처럼 들어선 아름다운 마을인데 매일 어선이 도착하여 신선한 생선을 이 마을의 레스토랑과 마켓에 배달한다고 한다.
우리가 묵는 숙소 바로 앞이 항구인데 규모가 아담한 항구라 정감이 간다.
항구에는 어선들과 요트들이 정박해 있지만 드나듦 없이 조용하고 바닷가 앞에는 싱싱한 해산물로 요리를 제공하는 부둣가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한가한 오후, 마을 주민들은 편안한 카페에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며 커피와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지금은 5월 중순..
성수기 아닌 그리스 어촌 마을의 풍경은 한마디로 한적함이다.
레스토랑도 연 곳이 몇 군데 없고 오가는 사람 역시 뜸하다.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주민들은 낯선 동양인들의 출몰에 의외라는 듯 모두의 눈길을 우리에게 보낸다.
이젠 그런 눈길은 익숙하다. ㅎㅎㅎ
머무는 동안 마을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는데...
우리는 조용한 이곳에 머물며 바다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이 마을을 선택했다.
몇 년 전 그리스 섬을 방문해 바다에 매료되었던 우리는 다시 그리스를 찾게 되었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그리스 바다를 즐기러 이 시골 마을까지 왔다.
그런데 5월 중순의 카산드라 날씨는 수영을 하기엔 다소 추운 날씨였다.
그리스 남쪽 날씨는 따뜻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온이 낮다. 하필 오늘은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바닷가 산책도 힘들다.
이곳에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는 정보에 머무는 동안 이곳저곳 다니며 수영을 하려고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기나 보다.
호스트에게 바다 수영 대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체험들을 추천을 해달라고 하니 여러 가지 추천해 주신다.
마을에서 탈 수 있도록 자전거도 빌려주겠다고 하고, 저녁 무렵에는 항구 앞에 고깃배가 들어와 장이 열리니 싱싱한 생선을 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내일은 옆 마을에 일주일에 한 번 커다란 장이 서는 날이니 그곳에 가보라고도 한다.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주인이 고맙다.
호스트는 우리가 묵는 숙소의 위층에서 네 명의 어린 딸들과 아내랑 살고 있는데 불편한 사항이 생기거나 질문을 하면 금세 내려와 해결해 주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 마을을 떠나기 전 호스트의 가족을 초대해 한국 음식을 만들어 함께 저녁식사를 할 계획이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파도 소리와 길고양이 그리고 개짖는 소리만이 들리는 한적한 어촌마을에 우리는 머물고 있다.
이 어촌 마을은 지는 노을마저도 차분하다.
노을과 함께 조용한 바닷가 마을 분위기에 잠시 젖어본다.
한가하고 조용한 어촌 마을에서 한적함을 벗 삼아 남은 시간들을 보내야겠다.
그야말로 완벽한(?) 휴가가 될 것 같다.
이 글은 2024년 5월 그리스를 여행하며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