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지현 Apr 21. 2021

아시아와 유럽을 하루에 다녀오다

이스탄불방문기

이스탄불은 터키의 수도가 아니다. 하지만 터키를 연상할땐 수도인 앙카라보다 이스탄불이 더 떠오르는건 왜일까?

고대 오리엔트 문명에서부터 그리스-로마와 비잔틴, 그리고 이슬람 문명이 서로 어우러져 화려한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여전히 보존하고 있는 관광지라서 그럴것이다.

신비한 동양의 고고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서양의 세련됨과 개방된 정신을 품고있는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리던 이곳, 이스탄불은 보스포로스 해엽 양쪽에 걸친 약 1킬로미터의 다리 하나로 유럽과 아시아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지형적으로도 독특한 도시이다.

우리는 이스탄불 공항 도착후 첫 방문지인 돌마바흐체궁전으로 향했다. 예전엔 공항이 이스탄불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지만 새로 이전한 공항은 거의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피곤함을 느낀다.

돌마바흐체궁전은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을 본따 지었다고는 하지만 무척 소박한 궁전이다. 하지만 이 궁전을 짓기 위해 많은 돈을 들였고 결국 국민의 원성을 사고야 만 슬픈 사연이 있는 궁전이다. 그 이유때문인지 터키인들은 이 궁에 호감을 갖고있지는 않다고 한다. 왕의 사적인 궁전을 위해 서민들이 돈을 내느라 얼마나 궁핍한 생활을 해야만 했는지 이해가 간다. 무려 4.5톤의 샹들리에가 화려한 보석과 전등으로 치장되어 있고 인테리어 장식은 모두 유럽에서 가져왔으며 유명한 명화들로 채워져 있다.  

궁전의 내부는 베르사이유에 비교하면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내부 사진을 찍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보고 와야 해서 안타깝기는 하다. 하지만 몇 몇 중국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자랑하듯 큰 소리내며 셔터를 눌러대는 걸 보고 한심한 생각마저 들었다. 괜히 아시아인들 모두 욕먹는 것 행위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어떤 마음으로 저런 행동을 하는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돟라마흐체 궁전 안의 아름다운 프랑스식 정원
돌마바흐체궁전 입구 시계탑
돌마바흐체 궁전 외관


이제 우리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가기 위해 배를 타기로 했따.

배를 타고 아시아 지역으로 도착해 처음 방문한 곳은 위스크다르 지역이었다. 위스크다르 지역의 해변을 걷고있자니 저 멀리 처녀의 탑이 보인다. 처녀의 탑을 방문하려면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기에 우리는 방문을 포기했다.

위스크다르 해변가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처녀의 탑'이다.

딸의 재앙을 막기 위해 처녀의 탑에서 살게 했는데 결국 친구가 가져온 과일바구니에서 나온 뱀에 물려죽었다는 전실을 가진 처녀의 탑.  주변에 많은 관광객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바다 건너가 유럽이다. 다리 하나를 두고 유럽과 아시아를 서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참르자언덕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다. 

참르자 언덕에서 찍은 이스탄불 젼경
참르자 언덕

참르자 언덕을 내려와 이스탄불에서 가장 큰 모스크를 방문하기로 했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인줄 알았는데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자동차를 타고가던 터키인인 멈추더니 우리에게 어디를 찾느냐고 묻는다. 모스크를 찾아간다고 하니 바로 우리보고 차에 타라고 하는게 아닌가?  순간 갑자기 망설여졌다. '왜 우리에게 친절을 베푸는 걸까? 차를 타도 괜찮은걸까? ' 순간 이런저런 생각에 갈등했지만 결국 친절하게 그곳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성의도 거절할 수 없고 또 다급한마음에 타고 말았다. 

하지만 내가 이토록 부끄러웠던 순간이 있었을까? 우리보고 함께 타자고 했던 터키인은 약 20년전 한국의 부산에서 잠시 살았던 사람이었으며 부산에서 살았던 기억이 너무 좋다고 한국에 대해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하며 우리를 안전히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 것이다. 이렇게 감사할데가.... 감사하다는 말만 되풀이 한채 우리는 차에서 내렸다.

모스크를 방문하니 마침 금요일이라 그런지 예배를 보고 나오는 신도들이 많이 있다.

모스크 내부

내부가 화려하고 상당히 크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아니고 마치 갓 새로지어진 현대식 건물이다. 모스크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이 나에게로 와 상냥히 웃으며 인사를 한다. 아이들이 참 밝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터키사람들에 대한 좋은 인상이 뚜렷하게 각인된 기분좋은 하루였다.

작가의 이전글 반 고흐를 만나러 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