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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현 Jun 01. 2021

크루즈 타고 중동여행:(10)배 안의 도시,크루즈 생활

본격젹으로 크루즈 생활이 시작되었다.

난 크루즈 안에서 하루의 시작을 거의 매일 GYM의 런닝머신에서 출발했다. 이른 아침 잔잔한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좋기 때문이다.

크루즈 내에서 운동시설을 갖춘 GYM

이 참에 크루즈 내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생활들에 대해서 대략 써 보고자 한다. 

크루즈는(물론 크루즈의 크기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음) 지상에서의 도시를 배 안으로 들여온 것과 다를 바 없다. 

크루즈 안에서 식당을 고를때는 선택 장애를 겪을 때가 많다.  뷔페는 물론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있고 언제든 원하면 술을 비롯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bar들과 간단히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스넥코너와 카페들도 구비되어 있다. 심지어는 24시간 오픈을 하고 우리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주는 레스토랑도 있다. 만약 레스토랑에 가기가 귀잖다면 룸 안에서 TV리모컨으로 식사를 주문해 룸으로 가져다 달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외에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구가 갖추어져 있는 헬스센터와 내가 원하면 특정 수업도 받을 수 개인 수업을 위한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도 있다. 난 호기심으로 요가 수업을 신청해서 수업을 받은 적이 있는데 미국인이 요가를 가르친다는 생각에 나의 선입견이 작용했는지 조금은 신뢰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선상생활을 하면서 불어나는 내 살들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크루즈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피트니스 수업

여성을 위한 특별한 마사지샵도 있고, 사우나시설, 수영장은 물론 선상 맨 위층에는 조깅을 위한 트랙코너까지 조성되어 있어 코치가 매일 아침마다 우리와 뛰거나 걷는다. 이 외에도 매일 저녁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 홀과 책을 구비하고 대여도 하는 도서관이 있어 배 안에서 생활하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고 부족함없이 승객들을 위해 편의 시설들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 시설 이용은 대부분 무료다. 

매일 아침마다 각 방으로 전달되는 전단지에는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그날 그날의 중요한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있어서 원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참여헤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크루즈에서 24시간 내내 정신없이 바쁠 수도 있다. 이렇듯 한 마디로 크루즈 내에서의 생활은 나에게는 지상 천국이다. 단, 이때 필요한 것은 크루즈 내에서도 몸과 마음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크루즈 내에서의 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 힐링과 여행을 위해 크루즈를 선택했다면 최대한 누리고 가야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크루즈는 한 번도 이용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이용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크루즈의 매력은 끝이 없다. 

콘서트 홀에서의 공연장면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크루즈 여행은 비싼 돈을 들여가며 하는 사치스러운 여행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생각에 조금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단. 조건이 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의 만남을 부담없이 즐겨하고 크루즈 내에서 제공하는 이벤트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양한 시설들을 즐기려고 하는 마음이 충분히 전제되어야 한다.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오히려 가성비 좋은 여행이 크루즈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매일 전달되는 그날의 스케줄

특히 매끼 먹어야 하는 음식들과 숙소가 저절로 해결이 되고 영화나 공연 그리고 운동시설, 오락시설 및 다양한 시설들은 크루즈 승객이면 누구든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아울러 직원들이 승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베푸는 친절한 서비스는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도 오래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이다. 우리가 누구로부터 언제 그와 같은 서비스를 매일 받아볼 수 있겠는가...하지만 크루즈 내에서도 지켜야 할 상식과 예절은 반드시 있다. 가고자 하는 레스토랑의 종류나 파티의 참석에 따라 입어야 할 옷들은 구별해서 입는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의이며. 또한 시간과 장소에 맞게 의복을 갖춰 입고 행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크루즈 승선 첫 날 저녁, 정통 레스토랑인 "san marco"에서 저녁 6시에 예약을 한 후 방문했다. 

직원이 우리에게 다른 분들과 함께 동석을 원하는지 묻길래 괜찮다고 하자 우리를 영국인 부부가 앉아있는 자리로 안내를 했다. 나이가 지긋하고 점잖은 영국 부부였는데 참 인상이 좋아보인다. 우리도 저 나이가 될 때까지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대부분 역시 여행 이야기이다. 유달리 이번 크루즈에는 영국인들이 많이 타서 의아해 했는데 단체로 크루즈 여행을 한다고 한다.  

이어 웨이터가 우리 테이블로 와서 본인에 대한 소개를 했고, 함께 온 어시스턴트(assistant) 웨이터를 소개해 주었다. 메뉴 선택에 도움이 될 음식에 대한 설명은 물론 어떻게 요리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세세하게 설명을 한다. 

나는 에피타이저로 치즈샐러드를, 메인요리로 연어스테이크와 스파게티, 디저트로는 애플파이와 요거트를 선택했다. 음식도 훌륭했지만 황홀할 정도의 근사한 서비스에 한참이나 당황스럽기도 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대접과 서비스인데 그런 행동에 익숙치 않아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식사 후엔 옥상에 올라가 산책을 하기로 했다. 매일 이렇게 먹다간 보름동안 얼마나 몸무게가 늘어날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걱정 반, 설레임 반(아마 난 크루즈내에 있는 동안 짐gym과 수영장을 가장 많이 이용했을 거다.).....

맨 꼭대기층에 오르자 화려하게 켜져 있는 조명들, 그 불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는 수영장, 어서와서 편히 쉬라고 놓여 있는 푹신한 벤치들, 기분좋게 부는 부드러운 바닷 바람...

크루즈 옥상 밤풍경과 카페

바다 한가운데서 느끼는 시원한 바람이 매혹적이다. 

갑자기 칵테일 한 잔이 생각나는 밤이다. 주저없이  칵테일바로 직행, 칵테일 한 잔씩을 마시고 크루즈에서의 첫날 밤과 이제부터 시작될 크루즈 여행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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