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나는 마음
오늘 교장, 교감 선생님의 정년퇴임식이 있었다. 한 학교에서 관리자 두 분에 동시에 퇴임을 하는 건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오랫동안 머물렀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 분. 기분이 어떠실까?
'다음 주부터 출근을 안 해도 된다니! 머리 아픈 일들에서 영원히 해방이다~'
내가 정년퇴직을 한다면 홀가분한 마음에 학교 쪽으론 고개도 안 돌릴 것 같았다.
퇴임식 자리에 오신 교장, 교감선생님의 표정은 너무도 달랐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신이 나신 교장선생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기대감에 즐겁다고 하셨다. 방학 동안 숲체험 지도사 공부도 하시고 목공예 공부도 하시며 퇴직 이후의 삶을 설계하고 계셨다. 교장선생님의 설레는 목소리를 들으니 내 마음도 함께 두근두근♡
환하게 웃고 계신 교장선생님 옆에 눈시울이 붉어진 교감 선생님. 한 마디만 건네도 눈물이 툭 터질 것만 같았다. 학교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고 하셨다. 나에게 한 달 만 시간이 더 있다면 일주일만 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면 해주고 싶은 게 정말 많은데, 왜 나를 학교에서 밀어내는 건지 모르겠다며 울먹거리셨다.
"월요일 싫어~ 출근하기 귀찮아~ 쉬고 싶어~ "
노래를 부르던 나라서 학교에 계속 오고 싶다는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깜짝 놀랐다. 퇴직을 앞둔 교감선생님에겐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가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나 보다.
정년퇴임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 모두가 기다린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아쉽고 애틋한 시간일 수도 있다는걸 . 자꾸만 붉어지는 하늘을 보니 교감선생님의 눈물이 떠올랐다.
내일은 부디 교감선생님의 퇴근시간이 천천히 오길, 학교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더디게 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