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eve
크리스마스 이브보다 더 즐거운 목요일 밤
"어른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보다 금요일 이브가 더 좋은 거 아닌가요?"
목요일은 정말 팍팍한 날이다.
한주의 에너지가 수요일에 정점을 찍고 목요일로 오면서 고갈상태로 접어든다. 몸도 마음도 삐걱거리는 목요일을 카페인을 들이켜면서 버텨냈다.
퇴근길엔 무거워진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운전을 했다.
딱 드러눕고 싶은 상태.
그런데 하필 오늘이 아들 센터 가는 날이다.
조금만 늦어도 퇴근길 차들에 끼어서 지각을 하기에, 집에도 못 올라가고 주차장에서 아들을 태웠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리 힘들게 사나 싶다가도 아들이 건강히 잘 사는 게 날 위한 길이거니 하며 스스로 다독였다.
센터 끝나고 돌아오는 길, 길이 텅텅 비었다. 깜깜한 밤을 시원하게 가르며 달리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음악을 틀어볼까? 매일 듣는 경제뉴스 말고 감성적인 음악이 듣고 싶었다.
오늘의 노래는 악동뮤지션 라이브 믹스
아는 노래가 흘러나오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운전하는 어깨가 들썩인다.
"오랜 날 오랜 밤 동안 정말 사랑했어요~"
감성 터지는 가사에 코인노래방에 온 것처럼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DINOSAUR
"다이노소어~ 오 오오오 오오~ 다이노소어"
흥이 오른 아들과 목청껏 노래 부르며 밤거리를 달렸다.
나 왜 이리 기분이 좋지? 오늘 좀 신난다.
그러자 아들이 말한다.
"내일이 금요일이잖아요. 어른들은 선물도 못 받는 크리스마스보다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오늘은 금요일 이브, FRIDAY EVE!"
맞다. 난 크리스마스보다 금요일이 더 기다려진다.
그렇게 설레는 금요일을 기다리며 달렸더니 바닥났던 에너지가 가득 찼다.
고맙다 목요일 밤. 사랑한다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