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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랜다 vs 다그친다

아침 등교시간 부모의 선택

by 까만곰

즐거운 금요일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깨웠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다리가 아프다며 근육통을 호소하는 아들.

쥐가 났겠거니 해서 종아리를 조물조물해 줬다.


한참 마사지를 했는데도 계속 아프다는 아이

"학교 못 가겠어요, 다리가 욱신거려요."


어제 운동을 너무 무리하게 했나? 싶어 걱정도 되고, 이러다 학교 늦을 텐데 걱정도 됐다.


그때 일어난 딸

"어제 내가 말한 거 기억해?"


"무슨 말?"

기억이 안 난다. 나에게 무슨 말을 했었나?

아니 너무 많은 말을 해서 어떤 것을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기억을 못 하자 이미 삐져버린 딸.

침대에 앉아서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얼른 옷 입고 챙기면 좋으련만.


다리가 아프다는 아들과 속상한 딸

이걸 어쩌나 이제 곧 출발해야 하는 시간

좀 더 머물면 지각이다.


남편은 아침부터 아이들의 짜증 섞인 반응에 날이 서 있다.

아프다고 주방에 드러누운 아들에게

"아무 데나 누워있으면 어떻게 해. 얼른 옷 입고 챙겨야지."

감정을 꾹꾹 누르며 말한다.


"아들이 다리가 많이 아픈가 봐. 다리 좀 주물러줘."


"아니 이건 해도 너무하잖아. 학교 가기 싫어서 그런 거 아냐?"


"엄마, 내가 말한 거 기억났어?"

침대에서 울면서 다시 날 부르는 딸


"네가 한 말을 기억 못 할 수도 있지. 다시 말해주면 될 걸 아침부터 왜 짜증이야!"


점점 화가 차오르는 남편과 짜증 내는 아이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난 애들을 잘 달래서 기분 좋게 학교 보내고 싶은데, 남편은 애들 응석을 받아주니 더 날리라며 다그친다.


맘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다. 지금 출발해야 한다.

"애들 잘 부탁해."


불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급하게 출근을 했다.


출근하는 내내 애들에게 화를 내는 남편이 야속했다. 그러면서도 내 태도에 문제가 있나 싶어 자 심난해하다 보니 벌써 도착이다.


아침부터 정말 어렵다 어려워.

하루라도 좀 편하게 시작하면 안 되겠니?


p.s. 남편 말이 내가 출근하자마자 애들은 아주 순한 양이 되었다고 한다. 누울 자리 보고 발을 뻗는 건가?; 근육통을 호소하던 아들은 학교에서 열이 나서 결국 조퇴를 했다. 정말 아팠던 거였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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