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관계 속의 나
가족이라는 말은 참 따뜻하면서도, 때로는 벗어나기 어려운 울타리 같다고 느꼈다.
ADHD를 가진 나는 특히 더 예민하고 섬세했고, 감정의 파도는 요동치듯 높고 거칠었다.
가족은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지만, 동시에 가장 쉽게 상처 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기대와 잣대, 비교의 시선 속에서
나는 점점 스스로를 잃어갔다.
그래서 나는 조금씩 감정적인 거리를 두는 연습을 시작했다.
상대의 감정을 그대로 짊어지지 않고, 내 선을 지키는 방법을 배워갔다.
그건 나를 지키기 위한 작은 방패가 되었고,
가족을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나답게 가는 길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계가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제는 그게 괜찮다.
예전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면 억울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를 진짜 알아보는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본다는 걸.
실수해도 하하호호 웃어주며 "너답다"고 해주는 사람.
무심히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몇 명만 곁에 있어도 나는 충분하다.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나는,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곁에 머물기로 했다.
나답게 가는 길은, 나를 믿어주는 사람과 함께할 때 더 따뜻하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다. 이해받고 싶었다.
나라는 사람을 온전히 안아주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다.
그 마음이 너무 커서 가끔은 나를 작게 만들었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했고, 더 맞추려 했다.
눈치를 보고 감정을 숨기고, 억지로 웃으며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렇게 얻은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는 걸.
내가 아닌 모습으로 얻은 이해는 결국 나를 더 지치게 한다.
진짜 나를 보여주는 건 아직 조금은 무섭지만,
이제는 그걸 '용기'라고 부르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사랑받고 싶다.
그리고 나 역시, 있는 그대로 누군가를 이해해주고 싶다.
나답게 가는 길은, 꾸미지 않은 진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혼자가 편했다.
혼자 있으면 실수하지 않아도 되고,
상처받을 일도 없고,
괜히 나를 싫어하거나 시기하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마음 어딘가에는 외로움이 있었다.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고 싶은 갈망이 분명히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관계를 천천히 배워가는 중이다.
내 마음을 말하는 연습을 하고, 거울 앞에서 말도 해보고,
경계를 정하고, 받는 것뿐 아니라 주는 것도 연습하고 있다.
완벽한 관계는 없지만, 진심이 오가는 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혼자였던 내가 조금씩 관계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아니, 지금도 계속 걸어가는 중이다.
나답게 가는 길은, 나를 지키며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여정이다.
모든 사람에게 착하게 할 필요는 없다.
다정하게 굴 필요도 더더욱 없다.
모든 관계에 최선을 다할 필요는, 정말 없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 거리감’과 ‘나에게 맞는 빈도’를 알아가는 것.
어떤 사람과는 매일 연락해도 좋고,
어떤 사람과는 가끔 생각나면 만나면 되는 것이다.
좋은 관계는 억지로 맞추는 게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각자의 스타일을 인정하는 것.
그게 바로 진짜 편안한 관계다.
나는 이제, 나에게 가장 편한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게 내가 나답게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나답게 가는 길은, 나에게 가장 편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