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를 보며 해보는 잡담..

by 강치우
배가 고프다.png 배가.. 고프다

가끔 본가에 내려가면, 자취방엔 없는 텔레비전을 하루 종일 보곤 한다. 첫 선택은 나의 불후의 예능인 무한도전이지만, 편성이 되지 않은 시간엔 ‘고독한 미식가’를 틀어놓는다. 고로씨가 열심히 메뉴를 고르는 동안 난 내 할 일을 하기도 하고, 함께 밥을 챙겨 먹기도 한다.


필자도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면, 메뉴를 고르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이곤 한다. 입맛을 다시며 지금 내가 무얼 먹고 싶은지, 저 메뉴는 어떨지 한참을 고민한 후 최고의 조합(?)을 주문한다. 그런 나와 비교하며 고독한 미식가를 멍하니 보고 있자면, 요즘 사람들이 온전히 본인의 자유로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나 되는지 생각해 본다. 회사에 가기 위해 일어나는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일로 보낸다. 심지어 잠에 드는 시간은 더 이상 매력적인 컨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유튜브가 정해주기도 한다.


내 선택을 가장 가까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식사 시간이 아닐까. 혹자는 회사에서 다 같이 점심을 먹으면, 식당도 선택할 수 없고, 메뉴도 눈치껏 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사실.. 당신의 말이 맞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 있는 희망이지 않은가? 로또에 당첨이 되길 기대하거나, 애인이 생기길(...) 기대하는 것보단 훨씬 가까이 있고 이루기 쉬운 희망이다. 저녁에 먹을 메뉴를 기대하며 하루를 버티고, 주말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식사를 기대하며 힘겨운 한 주를 버틴다.


때로는 당신의 선택이 썩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내 선택이고, 다음부턴 돈가스에 짜장면 조합은 안먹기로 다짐하면 된다. (어쩌면 맛있을지도?)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이뻐해 주는 것, 나를 사랑하는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선택은 틀린 적이 없다. 다만 잠깐 흔들렸을 뿐, 오늘의 나는 머릿고기에 막걸리를 한잔 걸치며 마무리하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즐거운 저녁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너무 맛있어!.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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