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른 길이, 다른 밝기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있다. 인생은 마치 긴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다고.
그 말을 처음 들은 나는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터널이라면 그림자가 드리워 어두웠다가 금세 걷어져 밝은 빛을 마주하는 것인데, 그런 게 인생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터널은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외진 시골에 있는 다리 밑의 짧은 터널, 고속도로에 있는 길고 긴 터널, 일상생활에서 많이 마주치는 보통의 터널까지 길이는 천차만별이다. 그 속에서 인간은 빛을 찾으려 하고, 터널로 나가는 출구를 찾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저마다 길이가 다르니 그 빛을 찾는 속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일찍이 찾은 사람의 빛은 금방 꺼져버리기 일쑤다. 일찍 찾은 만큼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소중히 다루지 않는다거나, 금세 다른 불빛을 찾기 위해 떠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도록, 아주 힘들게 찾은 불빛은 결고 쉽게 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만큼 견고하고 단단하다. 그만큼의 시간과 인내를 견뎌냈으니 당연히 주어지는 포상과 비슷하달까.
나는 그 불빛의 밝기도 각자 다르다고 생각한다. 안에 켜진 불빛이 환하게 빛나는 터널이 있는 반면, 그 불빛이 고장 나서 어두컴컴한 터널도 있기 때문이다. 더 험난하게, 더 힘겹게 출구를 찾았다면 그 빛은 분명 밝게 빛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내 떡은 늘 남의 떡보다 작아 보이고, 볼품없어 보인다. 그러니 남의 불빛과 자신의 불빛을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내 생각에 불빛이 너무 어두운 것 같아도, 사실은 제일 예쁘고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혹여나 정말 불빛이 어둡다면, 기다렸으면 좋겠다. 조급해하지 말고, 다른 길을, 다른 불빛을 찾으려 하지도 말고 가만히 불빛을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이 빛이 얼마나 밝은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끝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자면 인생은 마치 터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저마다 다른 길이와 그 끝에 찾아온 불빛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열다섯의 미지수에게 전한다. 너는 아직 터널을 지나지 않은 거라고, 아직 빛을 찾지 못한거라고. 그러니 남의 불빛에 정신이 팔려 너의 빛을 잊지 말아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