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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운다는 것

미지수에게 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by 미지수

여러분들은 소리 내어 엉엉 우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제 스스로가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기껏해야 '시끄럽다'정도? 소리에 예민한 저는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을 보면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글에서는 '우는 것'에 대한 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소리 내어 우는 법을 잊은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제가 울 때면 끅끅대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소리를 막으며, 감정을 죽이며 울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학원이 너무 힘들어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울 때도 저는 입을 틀어막고 울었습니다. 그마저도 운다고 하기 애매하게 눈물만 뚝뚝 흘렸죠. 또 하루는 너무나도 공허한 날 밤이었는데, 그때는 억지로라도 웃었습니다. 제발 제가 울지 않기를 바랐거든요. 사람들이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는 게 싫었고,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게 싫었습니다. 때로는 차가운 칼날 같은 시선으로 보기도 했기에, 저는 제 눈물을 숨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 저도 포함이었나 봅니다. 제가 우는 게 싫었고, 제가 눈물을 떨어트리는 게 싫었습니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했다고, 뭐가 그리 힘들다고 우는지 이해조차 되지 않았어요. 참 이상하죠? 제 스스로가 우는 건데, 그게 싫고 이해조자 안 된다니. 남이 울거나 남이 힘들어하면 당장 달려가서 위로해 주며 울어도 괜찮다 다독이던 저인데, 막상 스스로가 그럴 때는 무시하는 꼴이라니.

사실 저는 제가 저러는 이유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내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서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얽힌 것 같고, 그렇다고 복잡한 감정으로 몰아가기엔 단순한 것 같고... 참, 이도저도 아닌 이유 같아서 저는 갈피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소리 내어 운다면 무언가 달라질까요? 조금이라도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다소 씁쓸하게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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