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

크리스마스에 쓰는 편지

by 혼자서도 합니다만


나 학교끝날 때마다 정류장에서 기다려줘서 고마워.

아픈 몸을 이끌고 자식 맘힘들까봐 왕복 3시간 넘는 길 1년 넘게 버스타며 시연이돌봐주러 와서 고마워.

가까이 이사갔을 때도 나 힘들까봐 시연이 돌봐줘서 고맙고, 나 야근할 때 cctv로 보이던 시연이와 엄마의 모습에 슬프고 고맙고 미안했었어.

그나마 기운있던 젊은 시절, 평일 병원을 다니며 손주를 돌보고 주말엔 딸네 반찬을 해주고 그걸 바라보던 아빠에게도 고맙고. 그걸 힘들게 해주던 그 시절 엄마에게 너무 고생한다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네. 그냥 그 시간 그 돈아껴서 가까운 데라도 놀러나 다니지 그랬어.

없는 형편에 4년제 대학교 보내면서도 어학연수도 보내주면서도 자식힘들까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곱게곱게 키워줘서 고마워. 그리고도 늘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하게 해서 내가 너무 미안해.

엄마 아빠 똑똑하고 하고 싶은 거 많았을텐데 나 힘껏 키워줘서 고마워.

지금 엄마 아픈데 늘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해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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