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연 시인의 『자작나무 애인』이란 시집을 읽다가 방하착(放下着)에 붙들린다. 방하착은‘내려놓아라’, ‘놓아 버려라’라는 의미의 불교 선종에서 화두로 삼는 용어다.
예화에 보면 한 스님이 탁발을 하러 길을 나섰는데 산세가 험한 가파른 절벽 근처에서 “사람 살리라”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보니, 장님 한 사람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스님이 자세히 보니 나뭇가지를 놓으면 다치지 않을 정도의 위치였다. 그런데 나뭇가지를 붙들고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던 것이다. 힘들게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을 것이 아니라 놓으면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즉사할 것이라는 혼자만의 추측을 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사는 일이 그러하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자신이 잡고 있는 줄이 생명줄인 줄 알고 매달려 고통받고 사는 것이다. 그 줄을 놓으면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것인데 죽기 살기로 매달린다.
방하착은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즉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이다. 우리의 삶은 번뇌와 갈등, 집착과 원망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시인은 겨울 와온 바다에 와서 “겨울 와온바다는/ 놓으라 놓으라 목이 쉬었는데”놓아버리지 못하고 사는 우리네 인생, “비움과 놓음 사이”에서 번빈하고 사는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고 있다.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좋을 텐데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이승에 사는 중생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