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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쟁이 2.

팔랑귀

by 나철여 Feb 1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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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뜨면 생기는 게 카폐였다.

폐업률 1위인 식당폐업에 이어 카페폐업이 늘고 있다. 

뉴스를 보며 또 남일 같지 않다.


친구의 딸도, 선배의 아들도, 팔공산 자락에 카페를 차렸다.

 이상 유동인구로 상권분석을 하던 시대가 아니다. 멀리서도 찾아간다는 말에 솔깃.

선배의 아들은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친구의 딸은

스튜디어스가 되려던 꿈도 접고 어느 날 카페를 하겠다며 부모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노후를 생각해 조기은퇴를 하고 퇴직금으로 사 둔 땅이었다.

땅이 있어도, 자가건물이 있어도, 창업비용은 만만찮았다.


팔공산 자락을 끼고 뷰를 자랑삼는 카페끼리 모여있다.

어찌 바닥경기 탓만 할 수 있겠나, 팔랑귀 금수저도 망했다.

너무도 뻔한 일을 겁 없이 달려들었다는 뒤늦게 알았다.


사람은 자꾸 움직인다. 사람은 새것을 좋아한다. 그 사랍들을 다 잡을 수 없다.

인근에 우후죽순 생기는 카페들을 다 따라잡을 수 없다.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격을 내려도 매출은 줄고, 경비만 줄줄 새나간다.

"문 닫습니다. 장난 같죠? 진짜예요..."


대책 없이 청년 창업을 부추기는 정부도 한몫다.

더군다나 브랜드 사이에 낀 개인카페는 가격경쟁으로도 남는 건 빈 통장 뿐이다.

"다 대출받아서 했거든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이제 창업보다 폐업이 더 많아졌다.

"숨만 쉬어도 돈이 빠져나가요."


빚이 늘어나도 폐업을 못하는 속앓이들을 다 나열할 수 없다.

원상복구를 위한 폐업철거도 돈이 든다.

인테리어를 권리금으로 인정해 주던 시대가 아니다. 그저 운 좋으면 그대로 넘기기 손쉬운 정도다.

 

커피 향을 모두 눈물로 덮어버린 카페 간판을 보다 보면, 쓴맛이 올라온다.


줄줄이 폐업.. 극빈층으로 빠지는 자영업자들, 실업자들이 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live/zy1JInaQx9E?si=n2eMDfj2AtoUYQHT

연금 받아 전기세 낸다는 자영업자의 말이 계속 따라다닌다.


팔랑귀를 삽니다.
요지경 세상 속에 요상한 팔랑귀들이 판을 칩니다.
고물쟁이 리어카에도 팔랑귀가 수북합니다.


나여사는 팔랑귀다.
누가 돈 벌었대 하면 팔랑거린다.





오늘도 나여사는 눈과 귀를 의심한다.
잘못 본 건 아닌지
잘못 들은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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